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문홍성 부장검사)는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 출연금 지원 대가로 11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사물인터넷사업팀 연구원 김모(38)씨 등 3명을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전자기기 제조업체 E사의 성모(42) 영업본부장 등 6명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1명은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연구원 김씨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사물인터넷 사업 관련 과제를 특정업체에 주고 정부출연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5개 업체로부터 11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출연금 지원 업체 선정 등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점을 악용해 평소 친하게 지내는 정보기술(IT) 업체 대표들에 출연금을 몰아주고 뒷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NIPA의 또 다른 연구원 선모(40)씨,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이모(39) 부장 등도 각각 1억4,000만원, 2억9,000만원의 뒷돈을 챙겼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사물인터넷 사업에 투자하는 정부출연금이 매년 130억~150억원임을 감안하면 그 중 10분의 1 가까이가 민관의 뇌물 나눠먹기로 새 나간 것이다.
이들은 뇌물을 받기 위해 친척 명의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치밀함을 보였고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아우디ㆍ재규어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해외골프 여행을 다니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 간의 정부지원금 비리는 기업이 공공기관 임직원에 별도의 뇌물을 챙겨 건네는 방식이었으나 이번 사건은 출연금 자체를 뇌물로 나눠 먹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김씨 등과의 친분을 이용해 ‘RFID 기반 전자기기 생산공정관리 체계 구축’ 과제를 따낸 E사의 성모 본부장의 경우 출연금 2억원을 뇌물로 쓴 것은 물론 9억4,000만원을 과제 수행과 상관 없는 공장 증축 등에 써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가로챈 출연금과 범죄수익금을 환수하는 한편 또 다른 공공기관과 10여개 민간업체의 유착 비리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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