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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7% 깜짝 성장…출구로 더 가까이

2분기 예상치 크게 웃돌아… 고용시장도 훈풍<br>FT "연준, 9월부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미국의 지난 2ㆍ4 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문가 예상을 크게 상회한 1.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 안에 출구전략을 실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가 전년 동기 대비 1.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0%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고 이날 수정 발표된 1ㆍ4분기 경제성장률(1.1%) 또한 큰 폭으로 웃도는 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해지고 있다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가 정부의 지출 감소에 따른 타격을 예상보다 잘 견뎌내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로이터 또한 미국 경제가 상승 모멘텀을 찾았다고 진단했다. PNC파이낸셜의 스튜어트 호프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재정압박을 견뎌낼 수 있다는 증거가 나타난 셈"이라면서 "모든 부문의 체감 경기가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 분기 경제성장을 이끈 것은 기업들의 설비지출이었다. 설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나 늘어났다. 부동산 시장 역시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주거용 건설은 13.4%나 늘어나 이전보다 0.4%포인트 추가 상승하며 계속해서 고공행진했다.

반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다소 하락했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1.8%를 기록, 이전치인 2.3%를 하회했다. 로이터는 올해부터 상향된 세금과 정부 지출 축소 등이 민간 소비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및 유럽의 경기 둔화에도 수출이 5.4% 늘어 2011년 3ㆍ4분기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으나 수입 증가폭이 더 커 경상수지가 악화, 전체 경제성장률의 개선을 저해했다고 로이터가 진단했다.

한편 7월 미국의 민간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용분석업체인 ADP는 이날 7월 민간 부문 고용이 20만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18만명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또 함께 발표된 6월 수정치도 19만8,000명으로 이전의 18만8,000명을 웃돌았다. ADP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전체 취업자 수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고용지수가 전문가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음에 따라 연준이 출구전략을 실행할 여지도 넓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FT는 이번 통계 발표로 연준이 오는 9월부터 매월 850억달러를 들여 매입하던 채권 규모를 줄이면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 연속 2%를 밑돌았지만 하반기 상승할 모멘텀을 갖출 태세를 보이고 있다"며 "출구로 연준이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미국 경기상황이 개선된다면 올해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해왔는데 경제성장률과 고용시장이 나아졌으므로 그만큼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일 확률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출구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신흥국 금융시장도 또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커졌다. 신흥국 금융시장은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을 쓸 수 있다고 언급한 후 화폐ㆍ채권ㆍ주가가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을 경험했다. 특히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인도ㆍ인도네시아ㆍ터키 등의 국가들이 고통을 겪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성장률에는 사상 최초로 연구개발(R&D), 영화 로열티 등 무형자산의 가치도 반영돼 관심을 끌었다. 로이터는 이 때문에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경제성장률이 다소 상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8%로 종전의 2.2%에서 상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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