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동진시장 뒷골목과 연남동 주민센터로 이어지는 연남동 길공원길. 홍대 상권 인근이지만 길 건너편에 있어 주목 받지 못했던 이곳이 '제2의 홍대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남동 E공인 관계자는 "홍대 메인거리 임대료가 워낙 비싸 연남동으로 넘어오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공항철도 개통 이후 연남동 일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14일 기자가 찾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 길공원길 일대는 이국적인 음식점과 카페, 수공예품 가게 등을 찾는 20~30대 젊은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여행용 가방을 끌고 이동하는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연남동 일대가 새로운 홍대 상권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지난 9월 주거환경관리사업이 마무리되면서부터다.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계획 수립부터 주민들이 참여하고 저층주거지를 보전ㆍ정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박원순식 재생사업 1번지'로 주목 받았던 이곳에 빠른 속도로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홍대 메인거리에 비해 상가 임대료가 저렴한데다 경의선 숲길 조성, 길공원길 정비 등 서울시의 재생사업으로 이미지 개선까지 이뤄지면서 대체 상권으로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연남동 상권이 뜨는 이유는 아직까지 저평가돼 있는 탓에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 이 지역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연남동 일대 1층 상가(전용면적 33㎡ 기준)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100만원 정도다. 연남동 내에서도 홍대입구역과 가까운 지역은 월세가 100만~150만원 정도이지만 홍대 메인거리 월세가 300만~500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연남동 A공인 관계자는 "평균 1억원을 호가하는 홍대 메인거리 권리금이 부담스러워 대체상권을 찾다가 연남동에 관심을 갖는 사업자들이 대다수"라며 "홍대 메인거리에서 사업을 하면서 2호점을 연남동에 내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0년 공항철도가 개통돼 연남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게스트하우스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연남동 내 게스트하우스 숫자는 지난해 말 기준 19개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31개로 12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구와 강남구 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숫자가 각각 19개, 12개임을 고려했을 때 증가 폭이 상당히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3ㆍ4번 출구가 연남동 쪽으로 나 있어서 외국인들이 접근하기에 편리한 입지를 갖췄다"며 "단독주택을 개조해 직접 임대사업을 하거나 주택을 매입해 임대로 놓으려는 이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연남동이 새로운 상권으로 부각되자 이 지역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연남동 일대 단독주택 매입가는 2010년까지만 해도 3.3㎡당 평균 2,000만원선이었는데 현재는 3.3㎡당 2,300만원을 호가한다. 홍대입구역과 가깝고 메인도로와 가까운 곳은 3.3㎡당 3,000만원을 호가하는데 홍대 메인 지역이 1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집값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공항철도 및 경의선 개통으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임대료가 저렴해 새로운 상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남동에 머물면서 홍대문화를 즐기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게스트하우스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