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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캠프, 주요공약 추진속도 고민

막대한 재정적자 등 경제회생 걸림돌 많아<br>"부유층 증세 바로 착수" "점진적 실현" 맞서<br>NYT "취임초 정책과제 취사선택할 가능성"

‘오바마 공약의 속전속결 추진이냐, 점진적 실현이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참모진은 변화를 실현할 주요 공약을 취임 초 전격적으로 추진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권 인수팀 강경파들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8년 유산을 신속히 청산하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취임 초 즉각적인 공약 실현에 착수하자는 입장인 반면 현실론자들은 경제위기와 재정난을 감안해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며 맞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오바마 캠프의 핵심 인사들은 취임 초기 ‘빅뱅’ 수준의 개혁조치를 단행하지 않고 뒤로 미루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초기에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마련했다가 균형재정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 등에 주력하면서 국민에 약속한 의료보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부시에게 정권을 넘겨줬다. 반면 일부 참모들은 “임기 초에 너무 많은 욕심을 내는 것은 위험하다”며 공약을 실현할 정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정권 인수팀은 과거 정부 시절의 취임 초 주요 정책 추진 사례와 공약과의 일치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분배하고 경제재건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8일 라디오 연설에서 자신의 임기 초 정책은 중산층을 구제하고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회생에 초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내년 중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재정적자는 경제회생 프로그램 가동에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1조6,0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국민 의료보험 문제는 가장 큰 딜레마다. 오바마 당선인 전인구의 15%인 4,500만명이 의료보험 없이 살아가는 현실을 타개하겠다고 공약했다. 부유층 증세 정책은 경기침체의 현실을 무시한 공약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NATFA 재협상은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의도하는 환경ㆍ노동조항 강화 쪽으로 재협상을 시도할 경우 캐나다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며 멕시코는 자국 트럭의 미국 내 자유 이동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되는 정책은 비단 경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라크 조기 철수 문제가 대표적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5월 유세에서 “아무도 그들(이라크 주둔 미군)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 군을 16개월 안에 이라크에서 철수하도록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철군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철군 시한을 정해 철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면서 이라크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NYT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시적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오바마 당선인의 선거 직전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취임 초기에 정책과제를 취사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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