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절상에 대한 요구를 최대 안건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중국이 아직 개발도상국에 머물러 있다며 맞서 양국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첨예한 시기에 출간된 이 책은 "국제금융시장에 위안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금융 전문가인 저자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일단 중국 위안화는 지구 인구의 5분의 1이 사용하고 있으며 약 56조 위안의 돈을 발행하고 약 14조 위안으로 달러 등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힘을 갖는다. 게다가 올 2ㆍ4분기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42년간 부동이던 일본을 제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는 사실은 위안화의 더 큰 잠재력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1972년에 탄생한 미국 달러와 비교할 때 1948년에 태어난 위안화는 아직 어리기만 하다"고 전제하지만 "중국의 경제 급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르고 오랫동안 가치가 내려가지 않는 위안화로 쏠리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제 위안화는 처음 걸음마를 떼는 '아이'가 아니며 이미 위풍당당한 '청년'으로 성장해 자신감 가득찬 태도로 글로벌 탐색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위안화의 국제화 시기에 대해 저자는 "바로 지금"이라고 주장한다. 경제 급성장에 힘입어 위안화가 '대륙 밖으로' 힘차게 뻗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국 등 6개국과 6,500억 위안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시범적으로 상하이 등 5개 도시 소재 중국 기업들이 아세안 국가들을 비롯해 홍콩ㆍ마카오와 무역할 때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허용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본토 밖에서 처음으로 홍콩에서 60억위안 어치의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위안화의 국제화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우선 선진국 화폐의 국제화 과정을 되짚었다. 산업혁명을 등에 업은 18세기 영국의 파운드를 시작으로 미국 달러의 힘과 달러에 의존하면서도 성장하는 일본의 엔, 지역 단일화폐의 성공사례인 유로화 등 선진국 화폐의 국제화 과정을 살펴봤다. 그런 다음 저자는 "아직까지 중국 자본시장이 덜 성숙돼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통화 국제화의 역사를 종합해볼 때 30년 뒤에는 위안화가 달러, 유로화와 함께 세계 3대 국제화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나아가 저자는 국제 기축통화에 해당하는 초주권 화폐로서 위안화의 미래를 내다본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경제 통합이 현 속도로 진행된다면 결국 이들 3대 화폐가 단일화될 것이며 단일화된 화폐의 호칭은 '인민의 돈'(즉 위안화)일 것이라는 야심찬 중국의 희망을 저자는 대변하고 있다. 저자가 중국인인 탓에 책은 다분히 중국 입장에서 서술된 면이 없지 않다. 대신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에서 거대 세력으로 부상한 중국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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