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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도 활인검 쓸수 있는 로펌 만들 것

정진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br>반도체 기기 특허소송 승소 끌어내고 활인검 신념 다져<br>마이너스 수익 중국사무소 유지 결정도 같은 맥락<br>이르면 내년 초 선보이는 공익로펌 지원 검토



사람 살리는 '활인검' 쓰는 진정한 고수
변호사도 활인검 쓸수 있는 로펌 만들 것정진규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반도체 기기 특허소송 승소 끌어내고 활인검 신념 다져마이너스 수익 중국사무소 유지 결정도 같은 맥락이르면 내년 초 선보이는 공익로펌 지원 검토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dhkim@sed.co.kr
























"변호사도 활인검을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정진규(65ㆍ사법연수원 5기)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검찰 출신답게 변호사로서의 삶에 대한 심중소회를 검으로써 설명했다.

검찰에 근무할 때부터 후배검사들에게 항상 검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정 대표의 소신이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었다. 그는"검사에게는 칼자루가 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검은 살인검이 될 수도 활인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항상 칼은 신중하게 꺼내고, 꺼낸 후에는 활인검이 되독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고 밝혔다.

사실 그는 변호사로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당시 고민이 많았다. 사건 수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변호사의 특성상 수익성에 밀려 자신의 신념이 깨질 수도 있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륙아주의 대표 변호사가 된 이후 맡은 사건을 통해 변호사도 활인검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검사기기 제조회사인 A사가 우리나라의 동종기기 제조회사인 B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B사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B사의 대표가 김 대표를 찾아와 소송을 맡아달라고 할 당시 이미 특허법원은 A사의 손을 들어준 상태였다.

B사의 대표는 여러차례 정 대표를 찾아와 A사의 기술과 B사의 기술이 다르다는 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했다. 명분이 있어야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그로서는 그때부터 주경야독의 마음으로 관련 사건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사건을 살펴본 김 대표는 A사의 소송이 부당하다는 판단을 했다. 더욱이 만약 B사가 질 경우 수천억원의 국내 기술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허와 관련해 전문지식이 없었던 정 대표는 그때부터 소송을 준비해 전력을 다해 방어했고, 그 결과 특허법원 및 대법원에서 B사의 완전 승소판결을 이끌어 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B사의 대표뿐 아니라 국내 기술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

김 대표는"이 사건은 우리 기업을 구출해 국가이익에 이바지한 대표사례다. 이때부터 변호사도 활인검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활인검을 쓸 수 있는 로펌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의 활인검 신념은 중국 사무소 철회 결정에도 반영됐다.

대륙아주는 지난 2003년 국내 로펌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하며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그러나 중국 진출 첫 해부터 현지사무소를 이끌던 최원탁 변호사가 최근 국내 다른 로펌으로 자리를 옮기고, 중국 현지 로펌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대륙아주는 중국 사무소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실제 중국사무소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중국 사무소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대륙아주의 맏형으로서 중국사무소를 유지해야 한다고 내부 구성원들을 강하게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중국 사무소를 개소한 목적이 미시적으로는 돈을 벌기 위함이지만, 거시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에게 중국진출과 관련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국가에 도움을 주기 위함 목적도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결국 정 대표의 의지는 내부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현재 중국 사무소는 본사 직영체제가 이전보다 강화됐으며, 최원탁 전 대표를 대신해 김대희 변호사가 수석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에 진출하는 중국기업에게도 법률자문을 해주는 등 수익성 다변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이르면 내년 초 설립이 가능해지는 공익로펌에 대한 지원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공익로펌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송을 진행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도와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만큼, 좋은 취지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좋은 취지로 만들어지는 공익로펌이 성공적으로 정착, 운영되기를 바란다"며 "공익로펌 지원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가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약력
▦1946년 서울 출생 ▦경기고등학교, 서울대 법대 졸업 ▦사시 15회(사법연수원 5기) ▦1997년 대구지검 2차장검사 ▦1999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2000년 전주지검 검사장 ▦2002년 인천지검 검사장 ▦2003년 서울고검 검사장 ▦2004년 법무연수원장 ▦2005년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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