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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만과 교류 확대하자
입력2006-12-05 16:30:50
수정
2006.12.05 16:30:50
지난해 5월 한국 해군사관생도들의 원양 항해 실습계획의 일환으로 한국형 구축함 ‘충무공 이순신함’과 군수지원함 ‘천지함’이 오만의 무스카트(Muscat)항을 공식 방문한 바 있다.
필자는 이를 계기로 한국과 오만의 교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한 결과 이미 1,000여년 전에 오만과 한국간 교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한국 해군사관생도들의 오만 방문은 1,000여년 전 용감했던 오만 상선단의 방한에 대한 답방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본다.
이 가설은 어떤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는가. 10세기 오만 상인들은 무스카트-인도-중국 항로를 통해 중국의 당나라로부터 비단을 운반, 서양세계에 전달하는 해상 비단길(Silk Road)을 구축하는 데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 오만의 문헌에는 당시 오만을 주축으로 한 아랍 국가들의 대(對)중국 무역이 활발했고 일부 모험을 즐기는 오만 상인들이 한국까지 갔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기록이 있다.
한편 한국의 고려사에는 1024년 9월 대식국 상인 ‘열라자’ 등 100명이 고려를 방문했고 이듬해인 1025년 9월에도 대식국 상인 ‘하선라자’ 등 100명이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그 후 1040년에도 ‘보나합’ 일행이 수은ㆍ용치(상아)ㆍ점성향(frankincense)ㆍ몰약(myrrh) 등을 가지고 왔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의 고려사에는 대식국 상인들이 아라비아 반도에서 왔으며 예성강 하구에 위치한 벽란도를 출입했다고 기록돼 있는 점으로 보아 이들이 배를 타고 왔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필자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당시 아라비아 반도에서 중국을 통해서 고려까지 항해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타고난 해양 민족인 오만인들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주장하는 가설의 중요한 전제가 되고 있다.
오만과 한국은 해양사(史)에서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들 수 있다. 오만인들은 기원전 마간(Magan)인들이라고 불렸을 때 이미 마스트(mast)와 돛(sail)을 배의 동력으로 사용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고 뛰어난 항해기술로 인류의 항해술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한국의 경우에는 15세기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세계 최초로 거북선이라는 철갑선을 건조, 일본과의 해전에서 운영해 그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둘째, 두 나라 모두 뛰어난 해양 민족으로 해양을 통해 대외적으로 진출했다는 점이다. 오만인들은 일찍부터 걸프만과 인도양 및 극동까지 진출했고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이슬람을 전파하는 데 공헌했다. 한국의 경우 9세기 초 장보고라는 명장이 주변의 해적을 소탕해 중국, 나아가 동남아시아로 연결되는 해상교통로를 발전시킨 바 있다.
두 나라는 그러나 모두 근대사에서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쇄국정책을 추구하다 쇄락의 길을 걸은 후 다시 재도약해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을 겪었다.
오만과 한국은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현재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한국과 오만은 지난 74년 외교관계 수립 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만은 한국산업의 주요 에너지원인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다량 공급하고 있고 한국은 자동차를 비롯한 많은 공산품을 오만에 수출하고 있고 수자원 확보를 위한 담수화 플랜트와 석유화학산업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LNG 운반선도 건조해 공급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까운 이웃처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관계이다.
이미 1,000여년 전 교류를 시작한 바 있는 두 나라간에 경제 협력과 더불어 문화ㆍ인적 교류도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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