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무대 성공과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두 마리 토끼 잡고 싶어”…토끼띠 스타 오세근의 포부 “원래 지는 걸 정말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 올해 한국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한국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오세근(24ㆍ사진)은 ‘겁 없는 막내’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농구대잔치에서 중앙대 입학예정자 자격으로 출전해 상무와 경기에서 21득점 25리바운드를 기록,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학생으론 유일하게 남자농구대표팀에 선발돼 필리핀과 8강전에서 팀내 최다인 19점을 꽂아넣어 형들을 머쓱하게 했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원래 성격은 내성적인데 농구할 때는 항상 적극적이 된다. 큰 무대라고 해서 떨었던 적은 없었다”며 강심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남들보다 뒤늦은 중학교 3학년에 들어서야 농구부에 가입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길거리 농구를 즐겼지만 부모의 반대로 운동부에 가입하지 못했던 것. “운동은 힘들다”며 반대했던 아버지가 “일단 시작했으면 절대 그만 두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고 허락하면서 그는 비로소 정식 농구를 배울 수 있었다. 뒤늦게 시작한 농구여서 남들보다 2배나 노력을 기울였다. 1시간 가량 걸리는 등교 시간이 아까워 고등학교 농구부 감독 숙소 근처에 따로 방을 마련했다. 그는 “다른 애들이 하루에 200개 가량 슈팅 연습할 때 1,000개씩 했다”며 “그 당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대에 입학한 뒤에도 여러 차례 주목을 받았다. 팀을 국내 농구 최다인 52연승으로 이끌었고 상명대와 경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 더블을 기록했다. 쿼드러플 더블은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두 자릿수를 수확하는 대기록으로 국내 대학과 프로에선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프로 야구의 이대호(롯데)가 9경기 연속 홈런의 세계기록을 세워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프로 무대에서도 쿼드러플 더블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신인인 만큼 기록에는 욕심내지 않고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트리플 더블까지는 해보고 싶어요.” 토끼띠인 그는 올해 프로무대에서의 성공과 더불어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오는 9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이 대회는 지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71대 77로 패배를 안겼던 중국을 설욕할 수 있는 기회여서 더욱 기대가 크다. 오세근은 “아시안게임 결승이 끝난 뒤 분해서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아시안게임에서 상대해 보니 중국은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다.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