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크게 오르고, 신규 투자자금 유입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닛케이 지수가 5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미 달러화 강세로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업종 관련주들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분석, 당분간 일본 증시의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 증시 5년래 최고치 돌파= 21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31포인트(0.39%) 오른 1만4,680.43엔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00년 5월 이래 최고치다. 세계적인 증권사인 메릴린치 증권은 최근 일본의 닛케이 지수 전망치를 1만6,000선으로 올려 잡았다. 메릴린치 도쿄지점의 키구치 마사토시 전략가 등은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보고서에서 닛케이 지수 전망치를 종전 전망치 1만5,000보다 1,000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상향조정했다. 키구치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미 달러화 강세로 자동차와 전자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도쿄에 위치한 아틀란티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에드윈 메르너 회장도 “일본 증시는 아직도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되어 있으며 경제나 기업 모두 전망이 밝아 내년에도 ‘황소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 증시 상승에 주식형 펀드 인기도 껑충= 일본 증시가 오르면서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1일 펀드자금 조사기관인 AMG데이터버스의 자료를 인용, 올 들어 일본 주식형 펀드에 신규 유입된 자금이 1992년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규모인 53억달러(약 5조3,0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14%를 기록,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3억3,700만달러 규모의 ‘T 로위 프라이스 일본 펀드’의 운용 책임자인 캠벨군은 “일본은 최근 (다른 어떤 나라보다) 투자하기에 적절하다”며 “수출 뿐 아니라 내수도 살아나면서 일본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어셋매니지먼트(GAM)의 션 테일러 국제투자부문 이사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 ‘GAM 국제펀드’도 투자 포트폴리오 중 일본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지난 해 6월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24%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WSJ은 일본 증시는 여전히 수출주에 기대는 경향이 강해 미국과 중국의 경기 등락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90년대 초와 같이 일본 정부가 경기 하락 조짐을 간과하고 금리인상 등의 잘못된 정책을 편다면 모처럼 되살아 난 일본 경제가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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