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6일 고액·상습 체납자 개인 1,733명과 법인 665개 업체, 조세포탈범 2명, 해외금융계좌신고의무 위반자 1명의 명단을 홈페이지(www.nts.go.kr)와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상습체납자는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5억원 이상인 체납자다. 체납자의 성명과 상호, 나이, 직업, 체납액의 세목과 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이 공개됐다. 종전에 공개된 체납자는 이번 명단에는 오르지 않는다.
우선 개인 가운데서는 도소매업인 ㈜에이치에스메탈스크랩 대표인 이성구(38)씨가 종합소득세 등 424억원을 체납해 체납액 1위에 올랐다.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 이대근(50)씨, 가구업체 ㈜라자 송자현 전 대표도 부가세 등 377억원, 233억원을 각각 체납해 2~3위에 올랐다.
법인 가운데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운영했던 한보철강공업이 부가가치세 등 423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체납액 1위에 올랐다. 1997년 회사 정리절차에 들어갔을 당시의 세금이지만 그동안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뉴상현건설(대표 최금철, 체납액 255억원), ㈜라자(대표 장유미, 체납액 234억원), ㈜에이치에스메탈스크랩(대표 이성구, 체납액 19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세포탈범으로 명단이 공개된 표순종씨(62, 골동품 중개업)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대철금속상사를 설립한 뒤 거짓 증빙, 소득 조작 등을 통해 9억4,700만원의 부가가치세를 포탈했다가 징역 2년, 벌금 1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김경철(46, 고물상업)씨는 창현금속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매출처로부터 지급받은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은 채 이 회사를 폐업하는 방식으로 부가세 8억7,900만원을 포탈했다가 징역 2년, 벌금 23억원의 판결을 받았다.
올해 신규 공개대상자 2,398명은 지난해 2,598명에 비해 200명 감소한 것이다. 이들의 체납액도 4조1,854억원으로 지난해 4조7,913억원에 비해 6,059억원 줄었다.
공개 대상에서는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한 경우, 불복청구 중인 경우 등은 제외됐다.
한편, 2004년 고액·체납자 명단 공개 이후 현재까지 공개된 인원은 개인 1만728명, 법인 6,792곳 등 총 1만7,520명이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73건에 걸쳐 2,225억원을 체납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회장(19건, 1천73억원), 조동만 한솔 부회장(2건, 715억원), 정보근 전 한보철강 대표(13건, 6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송바우 국세청 징세과장은 “국세청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액·상습체납자 은닉재산 등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 포상금도 지급하고 있다”며 “명단공개를 통해 조세정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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