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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리케인 시즌 본격시작… 유가급등 불 지피나

올첫 허리케인 내주 멕시코만 상륙 전망에<br>수급불안 우려 배럴당 75弗다시 돌파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됐다. 열대성 폭풍'크리스'가 올 1호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미국 멕시코만의 원유생산 및 정유시설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소식으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이 75.81달러로 1.2% 올랐다. 9일만에 배럴당 75달러선을 다시 돌파한 것. 시간외 거래에서도 한 때 76달러선을 넘어서는 초강세를 연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2일 중남미 카리브해에서 3번째로 발생한 열대성폭풍 '크리스'가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면서 올해 첫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 오후 현재 시속 105㎞ 속도로 푸에르토리코 북부를 지나고 있는 크리스는 세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르면 4일 아침 허리케인 형태를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열대성폭풍은 시속 119­㎞를 넘을 경우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크리스가 현재 속도와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다음주 초에는 미국 석유 및 천연가스 시설의 25%가 몰려있는 미국 멕시코만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럴 경우 중동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해진 석유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 만을 강타해 한때 정유시설 전부와 가스시설 90%가 폐쇄됐고 이 영향으로 당시 유가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었다. 씨티그룹의 에너지 분석가인 팀 에반스는 "크리스의 궤적이 지난해 카트리나와 비슷하다"며 "큰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크리스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갈수록 허리케인의 발생 숫자와 강도가 점점 많아지고 강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바닷물의 표면온도가 상승해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으로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NHC는 올해 13~16개의 열대성폭풍이 발생하고 이중 8~10개가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중 시속 178㎞가 넘는 대형 허리케인도 4~6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평균적으로 열대성폭풍 11개가 생겨 절반 정도인 6개가 허리케인으로 발달하고 이중 2개가 대형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수치다. 국제원유시장은 허리케인 시즌이 끝날 때까지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로운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와초비증권의 제이슨 셴커 이코노미스트는 "폭염으로 인한 수요증가에다 다가오는 크리스로 인해 유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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