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월평균 노후 생활비(227만원)에서 얼마만큼 준비돼 있습니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비은퇴 가구를 대상으로 국민 노후준비 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에 던진 질문이다. 응답자의 31.1%는 월평균 노후 생활비의 10%(22만7,000원)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은퇴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두들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질적으로 노후를 위해 현재의 자금을 축적하는 사람은 드물다.
KB금융지주의'2013 한국 비은퇴 가구의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는 전체 비은퇴 가구가 월평균 노후 생활비의 40.3%(91만원)만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 지난해(46.3%)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65세 이상 인구가 15세 미만의 83%에 달하는 대한민국 노령 사회에서 노후 준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제라도 자신의 노후 자산은 얼마나 준비됐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고 차곡차곡 미래를 대비하는 실천에 옮겨보자. 그 시작은 노후 일정 소득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고 세제혜택이 많은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혜택 많지만 외면 받는 연금저축=지난 5월 보험사·증권사·은행들은 각기 신(新)연금저축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정부는 사적 연금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혜택을 늘렸다. 당시 국민적 관심도 대단했다.
신연금저축의 소득공제 한도는 기존(400만원)과 동일하지만 의무 납입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 연간 납입한도도 1,800만원으로 기존(1,200만원)에서 늘어났다. 분기당 납입제한(300만원)도 없어졌다.
신연금저축에서는 국민연금 수령액과 관계 없이 분리 과세 한도가 연간 1,200만원으로 늘어났다. 단 연금 수령 시 10년 이상 분할해 받아야 하는 점은 있다. 연금소득세를 나이에 따라 3.3~5.5%로 차등 적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관심은 점차 꺼져가는 분위기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판매 건수는 올 4월 2,584건이었지만 9월에는 974건까지 추락했다. 빅3에 속하는 한 생보사의 판매건수도 3월 8,100건에서 9월 3,400건으로 내리막 추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에 꼭 가입하라고 조언한다. 최성조 우리은행 PB팀장은 "세제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은 점은 있지만 노후 연금 본연의 목적에 비춰볼 때 연금저축은 가입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금저축의 종류=연금저축은 크게 연금펀드, 연금신탁, 연금보험으로 구성된다. 각각 증권사, 은행, 보험사에서 해당 상품들을 취급한다. 연금펀드와 연금신탁은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 또는 자유 불입하면 된다. 자산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보험은 매달 일정액을 납입해야만 하며, 보험사가 시장금리,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률을 반영해 수익률이 정해진다.
연금신탁, 연금펀드, 손해보험사 연금저축은 5년, 10년 등 일정 기간 동안만 수령 가능하다. 생보사 연금보험은 사망 때까지 종신으로 수령할 수도 있다. 연금신탁, 연금펀드, 연금보험은 국공채, 주식 투자 비중에서 일정부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보다 공격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연금펀드를 쫓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연금저축은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리스크 헤징(Risk Hedging)이 가능해 대개 펀드매니저들이 채권에 고객 자산을 많이 운용하는 경우가 잦아 연금펀드라고 해서 무조건 공격적이지는 않다. 어떤 상품을 선택할 지 고민이 되면 연금보험이든 연금펀드든 나눠서 불입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형 보험사가 추천하는 연금저축상품=기자는 대형 손보·생보사에 요청해 각사의 연금보험 대표 상품을 추천 받았다.
동부화재는 '연금저축 손해보험 스마트연금보험'을 추천했다. 해당 상품은 다른 연금상품과 달리 사망, 후유장해, 상해입원일당, 상해수술비, 골절진단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연금개시연령을 만 55세부터 80세(상해보장을 원하는 경우 70세)에서 선택할 수 있다.
보험료 납입은 5년에서 25년까지 별도로 정해진 기간 중 선택하거나 55세 또는 60세까지 납입하는 방법, 연금 지급개시 시점까지 전 기간 납입하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연금지급기간은 연금개시연령에 맞춰 5~25년 중 1년 단위로 선택가능하며 연금액도 정액형, 체증형 중 고를 수 있다. 이 밖에 기본연금에 배당금이 더해 지급된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 개인연금 가입고객 중 49%가 선택한 '아름다운생활Ⅱ'를 소개했다. 이 상품은 매달 월급처럼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연금저축공시이율(3.8%)을 적용해 연복리의 수익성까지 제공한다. 보험료를 자동이체 할 경우 1%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유배당 상품이기 때문에 운용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익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돌려준다. 연금개시일까지 발생한 배당금은 증액연금으로, 연금개시 후 발생한 배당은 가산연금으로 매년 기본연금 지급 시에 더해서 제공된다.
신한생명은 '신한스마트인터넷 연금저축보험'을 보내줬다. 이 상품은 인터넷을 통한 간편한 가입과 해지시 높은 환급률이 강점이다.
인터넷 다이렉트상품으로 설계사 수수료를 낮춰 1년 시점 환급률을 97% 수준까지 제공한다. 다른 연금보험의 1년 시점 환급률은 일반적으로는 5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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