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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러기' 1만명… 가족 이주 32%뿐

혁신도시 이주현황 살펴보니

서울 가까운 충북 이주율 '꼴찌'… 경남, 아파트 분양 늦어져 차질

제주, 이주율 50% 돌파 '유일'… "교육·편의시설 늘려 동반이주 유인

수도권 집중 완화 취지 살려야"



울산 우정혁신도시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김영수(43·가명)씨는 금요일에는 늘 퇴근과 함께 곧바로 셔틀버스에 오른다. 회사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KTX울산역. 서울에 있는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다. 단체 할인을 받지만 매주 9만6,000원이 교통비로 빠져나간다. 주말마다 서울과 울산을 오가는 일로 피곤하지만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의 교육과 아내 직장 문제로 이사를 못 하고 있다. 김씨처럼 전국의 혁신도시에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혁신기러기'는 1만1,005명에 달한다.

21일 국토교통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국 10개 권역별로 나뉜 혁신도시 이전 기관이 올해 5월 현재 67%가량 이전을 완료해 어느 정도 외관은 갖춰졌지만 배우자 및 가족동반 이주율은 32.7%(미혼·독신 제외)에 불과하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도시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취지가 잘 살려지지 않고 있다.

지역별 편차도 심하다. 10개 혁신도시 권역 가운데 그나마 자리 잡은 곳은 전북과 부산, 제주 정도다. 혁신도시 가운데 정주 여건이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 전북 전주는 현재 공공기관 12곳 가운데 11곳이 이전을 마쳤다. 초등학교 2곳과 중·고등학교 각각 1곳씩 총 4곳이 개교해 운영 중이며 병·의원과 마트, 음식점, 커피숍, 학원 등 각종 편의시설 210여개가 입점해 있다. 부산도 13개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위해 조성된 아파트 2,304가구 모두 입주를 완료했다. 인구는 지난 6월 말 기준 7,819명으로 애초 7,000명이었던 계획인구를 12%나 넘어섰다. 혁신도시가 대도시 인근에 있다 보니 학교, 병원 등의 여건이 좋다는 평가다. 제주는 혁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이주율이 50%를 넘어섰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제주 살이'도 한몫했다는 평가로 정주 인구가 이미 2만명을 넘어 새로운 경제도시로 탈바꿈했다. 국세공무원교육원을 비롯한 교육·연수생 등 연 20만명 이상이 지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서울에서 출퇴근이 쉽고 기존 도심과 떨어져 있는 충북은 이주율이 18.8%로 꼴찌다.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에 걸쳐 있는 충북혁신도시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전 인원 1,489명 가운데 754명이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고 나홀로 이주도 318명에 이른다. 충북혁신도시는 배후도시가 없는데다 간단한 편의시설 외 마트나 영화관, 대형병원 등도 없다. 경남도 이주율이 23%에 불과하다. 진주 혁신도시는 아파트 분양 계획이 늦춰지면서 1만411가구 중 2,379가구만 입주할 정도로 한산하다. 더구나 올해 초 법무부가 혁신도시 내에 진주보호관찰소 공사를 진행한다는 소식도 이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혁신도시 이주율 편차는 대체로 수도권으로부터의 거리와 반비례하고, 배후도시 거리와 비례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역할도 크다.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는 2007년부터 이전기관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가족동반 문화탐방을 꾸준히 열었으며, 특히 초등학교 2곳과 중·고등학교 각각 1곳씩 총 4곳이 개교해 운영 중에 있어 엄마들의 관심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은 "교육시설, 병원, 편의시설 등 인프라 부족으로 이주를 꺼리는 가족들에 대한 유인책을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며 "이전기관 임직원 배우자의 직장을 파악해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의 경우 근무지를 가까이 배치하거나 지역 이전이 쉽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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