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의 해가 떠올랐다. 하지만 새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조차 선뜻 시장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에도 강한 '재료'는 있게 마련이다. 가장 확실한 재료는 바로 '길'이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도권 남부ㆍ서부권 아파트들은 전철 신분당선과 분당선 연장선, 인천국제공항철도, 김포한강로 개통 덕에 가파른 하락장 속에서도 다소나마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일부 전철 지역은 소폭이나마 주변 부동산 시장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길이 뚫리는 곳을 가면 돈이 보인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올해는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부평)을 비롯해 분당선 연장구간(왕십리~선릉, 기흥~방죽) 중앙선 복선 전철(용문~원주) 등의 개통이 예정돼 있다. 물론 부동산 경기의 단기회복을 기대하기엔 힘든 상황. 하지만 환금성이 뛰어나고 향후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3~5년 정도를 내다보고 신규 분양 아파트나 상가에 투자해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하철 7호선ㆍ분당선 연장 구간에 이목 집중=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부평)은 올 10월께 개통한다. 연장노선이 개통되면 부천ㆍ인천 등 서부권 서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기존 지하철 경인선의 이용에 따른 불편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도 7호선 연장구간 개통을 겨냥해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부천시 원미구 약대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약대 아이파크'를 공급한다. 전용 59~182㎡ 총 1613가구 중 42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과 풍림산업은 인천 부평구 부평동 38-166 일대 부평5구역을 재개발한 '부평 래미안아이원'을 올 상반기증 공급한다. 전용 59~114㎡ 총 1,381가구의 대단지로, 579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분당선 연장선 개통구간도 주목해 볼만하다. 지난해말 죽전~기흥 구간이 개통된 데 이어 올해에는 ▦왕십리~선릉 구간과 ▦기흥~방죽 구간이 차례로 개통될 예정이다. 내년에 나머지 방죽~수원 구간이 개통되면 수원에서 서울 선릉을 거쳐 왕십리까지 환승 없이 원스톱으로 오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서울 강남권은 물론 수원ㆍ용인시 등 수도권 남부권역의 서울 접근성이 그만큼 좋아져 주변 주거지역의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만 하다.
선릉ㆍ삼릉ㆍ강남구청ㆍ신청담(압구정 갤러리아 사거리)ㆍ성수(뚝섬 서울숲)ㆍ왕십리 등 6개 역으로 구성된 왕십리-선릉 구간 개통은 각 지점이 환승역세권으로 탈바꿈시키게 된다. 이 구간의 6개 역 가운데 선릉ㆍ삼릉ㆍ강남구청ㆍ왕십리 등 4개역이 2ㆍ5ㆍ7ㆍ9호선과 연결되는 환승역이다. 이 때문에 유동인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선릉ㆍ삼릉ㆍ강남구청 등 강남권의 환승역세권과 왕십리뉴타운 지역 아파트가 연장구간 개통 때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지역으로 꼽힌다.
GS건설과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ㆍ삼성물산이 컨소시엄을 통해 왕십리뉴타운 1.2구역에서 공급하는 '텐즈힐'은 지난해 말 분양 때 경쟁률이 다소 낮았지만 연장구간이 개통되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구역에서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전용 59~178㎡ 총 2,181가구(일반분양 911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도권 동북부 지역도 지하철 연장 줄 잇는다= 올해 이후에도 지하철 연장이나 경전철ㆍGTX 건설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실제 개통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단기 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호선 연장구간인 하남선(상일~검단산)은 오는 2018년 개통 예정이다. 강동구 상일동과 하남시 풍산ㆍ덕풍ㆍ창우동 등이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이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아이파크'를 분양중이고, 두산중공업도 하남시 신장동에서 주상복합아파트 '두산위브파크'를 선착순 분양하고 있다.
지하철 8호선도 서울 암사동에서 경기도 남양주 별내까지 연장된다. 별내선이 오는 2017년 완공되면 경기 북부지역에서 도심을 거치지 않고 서울 강남까지 갈 수 있다. 당연히 별내신도시가 최대 수혜주다. 유승종합건설은 별내지구3-1블록에서 민간임대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우미건설도 오는 4월 A3-2블록에서 1,035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하철 9호선도 신논현역과 잠실 종합운동장역이 오는 2013년말께 이어지고 2016년에는 이 노선이 강동구 보훈병원까지 확장된다. 9호선은 하남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까지 연장될 예정이어서 강동구와 하남시 일대 아파트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강동구 천호동에 단지형 주상복합 '래미안 타워스카이(904가구)'를 올 6월께 분양할 계획이고 현대산업개발은 잠실에 223실 규모의 '잠실아이파크' 오피스텔을 선보인다.
이 밖에 지하철 4호선 연장 구간인 진접선(당고개~진접)도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이며 6호선 연장구간(신내~진건)도 2020년까지 새로 놓인다. 신분당선도 2018년께 강남에서 용산까지 연장되고 서울 여의도에서 서울대까지 이어지는 신림선 경전철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요즘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교통 호재가 있더라도 과거처럼 가격 급등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역세권 아파트는 환금성이 좋아 부동산 침체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하락폭이 적어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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