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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쇼핑백 속 노란봉투 잔뜩 들어있었다”(종합)

“한자로 특정인 이름 석 자만 적힌 명절선물용 명함”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9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 “내가 보고받은 바로는 (한 남성이 쇼핑백에 넣어) 노란색 봉투 하나만 들고 온 것이 아니라 쇼핑백 속에서는 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실 여직원에게 노란색 봉투가 전당대회 하루 이틀 전에 배달됐고 그 봉투 속에는 현금 300만원과 특정인의 이름이 적힌 작은 명함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의원의 이런 발언은 2008년 7월 전당대회 직전 돈 봉투가 건네진 의원실이 상당히 많았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고 의원은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돈봉투를 들고 온 사람이 (청와대) K모 수석인 것으로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돈봉투를 돌려준 당일 오후 박 대표측 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전화가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전화를 한) 박 대표측 관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오늘 이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자신이 돈봉투를 돌려준 이유에 대해 “저는 깨끗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그 봉투를 거절키로 하고 바로 돌려줬다’며 “돈봉투는 우리 정당의 50년 이상된 나쁜 관행이고 여야가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앞서 ‘서울경제신문’ 로터리 칼럼을 통해 돈봉투 관행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즉흥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18대 국회 내내 느낀 것이고, 의정생활을 시작하면서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할 때 그런 일이 생겨 18대 국회 중 가장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사건이었다”면서 “전대 돈봉투는 없어져야 한다고 언론인과 동료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칼럼을 쓸 때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전에 ‘재창당’ 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놓고 논쟁이 뜨거울 때로, 쇄신파는 재창당이 옳다고 주장했지만 저는 명분은 그렇다고 해도 재창당은 전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줄세우기, 돈봉투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돈봉투에 들어 있던 명함에 대해서는 “보통 명절에 의원실로 선물을 돌릴 때보다 이름 석 자만 적힌 간단한 명함이 카드 봉투에 들어가 있다”며 “이번 경우도 직함이 없이 한자로 특정인의 이름 석 자만 적힌 명절 선물용 명함이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일부에서 돈봉투가 원외 지구당의 필요 경비를 충당하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개선되고 타파돼야 한다”면서 “여야를 떠나 그런 관행에 대해서는 근본적이고 시스템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 야당이 한나라당에 돌을 던질 자격은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고승덕 의원이 9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고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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