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에 엘리베이터까지… 빌딩 뺨치네
'빌딩 학교'가 는다도심 공동화로 학생 줄자 뉴타운 등으로 이전땅값 비싼데다 부지확보 어려워 5층이상 신축서울 6층이상 학교 48곳 목동 목운중은 9층 달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기도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도심 공동화로 학생을 확보하지 못한 학교들이 뉴타운 등 새로운 주거지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이사'를 하고 있다. 땅 값도 높고 주변이 이미 개발돼 부지 확보가 어렵자 학교 건물을 5층 넘게 짓는 경우도 많다.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숭신초등학교는 오는 2015년 2㎞ 정도 떨어진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 뉴타운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로 지난달 결정됐다. 도심공동화로 올해 신입생 수가 서른 명도 안 돼 학교 유지가 힘들기 때문이다. 숭신초의 신입생 수는 지난해 32명, 올해는 28명에 불과했다.
세월이 지나 도시가 변모함에 따라 학교가 '재배치'된 사례로는 서울에서 숭신초등학교가 처음이 아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연은초등학교도 내년에 응암 7ㆍ8구역 재개발 지역으로 옮긴다. 내년에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영동중학교도 같은 구에 속한 우면동 우면 2지구로 옮긴다. 우면 2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교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학교가 떠나고 남아 있는 건물은 부수지 않고 교육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범수 서울시교육청 학교 설립 담당 사무관은 "재배치를 하면 새로 건물을 짓는 비용이 들지만 학교를 하나 더 신설할 때 필요한 유지비나 교사 배치 등의 비용을 고려해볼 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 이미 건물이 들어선데다 땅값까지 높아 부지확보가 어려워진 학교들은 궁여지책으로 층수를 높이고 있다.
학교 건물은 학생들이 계단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통은 5층 이하로 지어진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학교가 필요한 지역에서 충분한 부지를 확보할 수 없는 경우 오르내리기 힘들거나 엘리베이터를 추가로 설치 해야 함에도 5층 이상으로 짓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09년 교육 특구라 불리는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설립된 목운중학교는 무려 9층에 달해 학생들이 높은 층으로 이동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동신중학교, 서대문구 충정로 인창고등학교, 은평구 진관동 하나고등학교는 모두 8층이다. 이 학교들 모두 2000년대 들어 지어졌으며 2000년 이후 서울에 건축된 학교 중 6층이 넘는 곳은 모두 48곳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