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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단지 중 핵심 입지로 꼽히는 서초동 일대 노후 아파트들의 사업이 올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거래 활성화 대책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잇단 규제 완화로 재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우성3차가 올 하반기 착공·분양을 시작하는 데 이어 가장 속도가 더뎠던 신동아도 연내 조합 설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역 역세권에 위치한 5개 재건축 대상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른 서초우성3차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주를 시작해 현재 40%가 넘는 이주율을 보이고 있다. 3월 말까지 이주를 마무리하고 9월께 일반분양(49가구)에 나설 계획이다. 일반분양가는 조합원 분양가와 엇비슷한 3.3㎡당 2,7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 서초우성2차는 오는 5~6월께 철거 시작 이전 단계인 '관리처분(조합원 재산평가·분배) 인가'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 예정이다. 현금청산 등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이르면 연내 이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문제로 조합 설립이 지연됐던 우성1차는 최근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데 합의, 동의서 징구 절차에 돌입했다. 5월께 조합 창립 총회를 열 계획이다. 걸림돌이었던 상가 문제가 해결된 만큼 빠른 사업 진행이 예상된다.
우성1~3차에 비해 사업 진행이 늦은 무지개와 신동아도 올 들어 사업 추진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5개 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무지개는 공원부지 문제로 서울시와 마찰을 빚으면서 사업이 지체됐지만 재건축과 공원 문제를 분리 대응하기로 하고 최근 1,222가구를 1,603가구로 다시 짓는 내용의 건축심의안을 서초구청에 제출했다. 지난해 말 도시계획심의를 신청한 신동아는 올해 내로 조합 설립 총회를 열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지개와 신동아는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이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16년 말 또는 2017년 초에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우성1~3차의 시공사로 무지개와 신동아 재건축에도 관심을 보이는 삼성물산과 여타 대형 건설사 간의 시공권 확보 경쟁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78~1980년에 입주한 이들 5개 단지는 강남역을 중심으로 교통여건이 뛰어나 투자 가치가 높다는 평가인데다 서초구 내 상위권인 서이초교나 서운중이 있어 학군도 좋은 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가깝고 롯데칠성부지와 코오롱스포렉스 부지 개발 계획 등은 향후 집값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 호가가 오름세를 보이자 거래는 뜸해졌다. 우성1차 전용면적 82㎡는 올 초 7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가 8억5,000만원선까지 올랐고 그나마 매물도 많지 않다. W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정부 정책 발표 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면서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면서 "이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한강변 아파트에 비해 집값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교통·학군 때문에 임대수요가 꾸준해 투자가치면에서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 재건축 아파트 사업 현황
*규모와 향후 일정은 심의 과정과 조합·건설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각 조합·서초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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