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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과 FTA 협상 기회 놓치지 말아야

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딜레마에 빠졌다. 한ㆍ미 FTA 체결은 일본ㆍ미국ㆍ유럽연합(EU)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의 디딤돌이 된다는 점에서 서둘러야 할 일이지만 미국이 스크린쿼터 축소와 쇠고기시장 개방 등을 거듭 FTA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음에 따라 입장이 난처해졌다. 정부도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영화계의 강력한 반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정부와 재계는 기회 있을 때마다 현재 146일인 스크린쿼터를 완전 폐지하거나 73일 정도로 축소할 것 등을 요구했다. 우리 재계도 한미투자협정과 FTA 체결은 물론 수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축소할 것을 주장해왔다. 그 때마다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으나 해결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자그마치 58%로 높은 수준이다. 이제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미국 의회가 대통령에게 통상관련 협상권을 부여한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 2007년 7월에 끝나기 때문에 지금 협상을 시작한다 해도 2년 내에 매듭짓는다는 보장이 없다. 거대 경제권 중 일본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하고 중국은 희망하나 우리 입장에서 미국을 제쳐놓고 먼저 체결하기 껄끄러운 상황이다. 미국과 FTA체결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됐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미국과의 FTA 협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고 한국은 FTA 후진국 신세를 면키 어렵다. 세계경제가 FTA체제로 가는데다 한국영화가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더 이상 스크린쿼터에 집착해선 안 된다. 스크린쿼터가 아니더라도 영화계를 지원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지식집약산업인 영화산업은 그 나라의 문화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 육성해 나가야 한다. 정부가 영화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영화계도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더 이상 작은 것을 지키려다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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