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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너지 强少國으로 가는 길

배럴당 6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유가(두바이유)가 최근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줄고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멕시코만 석유시설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보도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제유가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조만간 거품이 터지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불과 1~2개월 전만 해도 앞으로 유가의 고공행진은 불가피하며 유가 100달러 시대도 가능하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천연가스·수소에너지 확보해야 이와 같이 석유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가장 큰 이유는 21세기 들어 석유시장의 주도권이 변화하면서 유가의 변동성 및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석유시장의 주도권은 석유 메이저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그리고 석유 소비국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는 석유 소비 대국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OPEC과 석유 메이저 등 이른바 국제석유시장의 큰손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존의 석유 소비 대국 미국에 이어 중국이라는 신흥 소비 대국이 부상하면서 석유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OPEC과 석유 메이저가 상호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석유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OPEC은 최근의 고유가가 예상보다 수요 감소 및 선진국 경제에의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목표가격대를 상향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석유 메이저들은 사상 최고의 고수익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유국의 자원 민족주의와 지정학적 위험 증가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요 증가와 공급 제한, 이로 인한 21세기형 석유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21세기형 석유 위기는 과거의 석유 위기와는 달리 세계 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동반하지는 않을 것이나 우리 경제에 만성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고유가와 함께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가 고유가와 함께 잘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에너지 강소국(强少國)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즉 보유한 에너지자원은 적지만 높은 에너지 효율과 기술 수준을 보유한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첫째, 고유가의 장기화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종합 에너지 안보전략이 필요하다. 석유는 물론 미래의 주에너지원으로 등장할 천연가스 및 수소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확보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제사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조차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고 나섰다.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절약’ 캠페인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뿐 아니라 일시적이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는 것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세계시장 주도할 기술 선점을 셋째, 에너지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에너지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에너지 고효율화,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이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는 이미 ‘올드 이코노미(old economy)’에서 탈피해 첨단 기술경쟁 시대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에너지 기술 개발에 주력함으로써 단순한 에너지 문제의 해결을 넘어 우리가 세계 에너지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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