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계에서는 이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세계 주요국가와 중국 간 자본흐름의 불균형이 개선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에 투자되는 국제단기자금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환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 자본이동뿐 아니라 외국인직접투자 같은 장기성 투자에서도 외자유입이 둔화하는 추세다.
중국은 내부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즉 중국의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중국 내 외화자산 보유주체가 중앙은행(인민은행)에서 기업이나 개인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수지 적자 전환은 외자의 철수가 아니라 중국자본의 활발한 해외진출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두 가지 분석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든 중요한 것은 둘 다 우리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라는 점이다. 먼저 글로벌 자금의 대이동 속에 한국은 소외되기 십상이다. 최근 세계 주요증시의 활황과 달리 한국증시만 유독 약세장을 면치 못하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제1의 수출시장인 중국이 흔들리면 한국경제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과 일본 같은 주요국의 제조업 되살리기로 단기자금에 이어 중장기자금까지 선진시장으로 흘러간다면 우리의 외자유치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환율 급등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기 조짐이 보인다.
세계경제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면 그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시장 재공략을 포함한 수출시장 포트폴리오 재구성 전략과 외자도입선 다양화 전략을 모색할 시기다. 최소한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환율안정도 절대적 명제다. 선제 대응이 전제된다면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