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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일가 비리 규명' 해외도피 혁기씨 등 체포에 달려

■ 兪관련 국내 수배자 검거 매듭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직전까지 도피를 함께했던 운전기사 양회정(55)씨가 검찰에 자수하면서 유병언 관련 국내 수배자 검거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검거된 인물들은 '유씨 일가 경영 비리'와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이라는 수사 핵심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해외도피 중인 유 전 회장의 차남 유혁기(42)씨와 김필배(76)씨 등에 대한 신병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 검사)은 29일 유 전 회장의 핵심 도피 조력자이자 운전기사인 양씨가 이날 오전8시께 인천지검에 자수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 5월3일 유 전 회장을 차에 태우고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에서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으로 이동했으며 마지막으로 유 전 회장의 행적이 확인된 5월25일께까지도 순천에 머물며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왔던 인물이다.

25일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44)씨와 그의 도피 조력자 박수경(33)씨, 28일 유 전 회장의 핵심 도피 지원자 김명숙(59)씨와 유희자(52)씨를 검거한 데 이어 이날 양씨까지 자수함으로써 검경이 유병언 관련 국내에 수배한 인물의 신병이 모두 확보됐다.

하지만 유병언 일가 경영 비리와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이라는 수사의 '본류'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해외 도망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양씨나 김엄마 등은 유 전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풀기 위해 수사해야 할 대상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도피 조력'이라는 수사의 지류에 해당하는 인물들이다. 대균씨도 계열사 경영보다는 예술활동에 주력했던 인물이라 수사 진척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된 차남 혁기씨는 세모그룹 주요 계열사인 문진미디어의 대표이자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인데다 횡령·배임 액수도 559억원으로 유 전 회장 바로 다음인 만큼 경영 비리에 깊숙이 개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해외도피 중인 김필배씨 또한 혁기씨만큼 그룹 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통해 계열사 대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복잡한 지배구조를 설계한 장본인이며 2007년 새무리·문진미디어·다판다 컨소시엄이 세모를 인수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원파 내에서는 이런 위상 때문에 김씨를 '부회장'으로 불렀다고 한다.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역시 유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특히 비자금 조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미국 연방검찰, 국토안보부, 군과 공조 수사를 벌여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혁기씨 같은 경우에는 멕시코 등 제3국으로 도피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이로 인해 유씨 일가 비리 수사가 한계를 맞고 세월호 사고 피해자 보상을 위한 재산 환수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검경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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