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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확장 합법화 곳곳에 '가시밭길'
입력2005-11-02 15:50:11
수정
2005.11.02 15:50:11
화재·하중 문제, 난방·실내조경 문제 대두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려진 발코니 확장의 앞길이 순탄치 않다.
발코니 확장에 따른 위험 경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생활실천연합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발코니 확장후 화재발생시 아파트 전체가 전소될 위험을 경고했다.
안실련은 "발코니 확장은 화재시 피난공간이 사라지는 문제와 어린이의 추락사고 가능성 등도 큰 문제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발코니 위쪽으로 불이 번져 아파트 한동이 전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안전학회가 작년 실시한 아파트 화재 모형 실험에 의하면 새시를 하지 않은 개방형 발코니는 화재시 연기가 발코니 밖으로 나가는데 비해 새시를 한 폐쇄된 발코니는 주위 공기의 유입이 없어 발코니를 따라 연기가 위로 직접 확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아파트는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발코니 새시 설치를 하지 않고있지만 우리 나라는 대부분 아파트가 새시를 설치하고 있어 화재 발생시 화재가 위층으로 쉽게 번질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협회도 `발코니 구조변경 합법화 제도 개선안에 따른 정책제언'을 통해 발코니 확장 합법화가 건축물 구조 안전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있다고 주장했다.
건축구조기술사회는 "갑자기 많은 가구가 한꺼번에 발코니 확장에 나설 경우 갑작스럽 하중 변화에 따른 붕괴나 균열이 발생해 건물 전체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1992년 6월 이후 건설된 아파트도 반드시 전문기관의 구조안전 진단을 받은 후 발코니 확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구조기술사회 이동헌 회장은 "현재 발코니 확장 안전 문제가 피난시설 및방화벽 설치 등 화재 문제에 국한돼 건물 자체의 붕괴 위험은 간과하고 있다"며 "발코니는 구조 변경시 인접 기둥이나 슬래브, 보 같은 주변부 재료의 구조성능까지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제정의실천연합도 발코니 확장에 따른 안전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발코니개조 합법화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경실련은 "현재 발코니 확장 합법화 방안에는 화재시 입주자의 안전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며 "지금이라도 소방방재청 등을 중심으로 화재안전 측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의 안전이나 생명을 지키는 제도 시행에 있어서 일부 입주민들의집단 민원해소가 정부 정책 추진의 명분이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발코니 확장합법화 방안의 신속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조경협회와 실내조경협회, 환경보건녹화학회 등 실내조경 관련 학회들은 최근 발코니 확장 합법화에 따른 간이 화단 폐지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실내조경협회장 윤평섭 삼육대 교수는 "선진국에서 다 하고 있는 실내조경을 도입한 지 2년만에 다시 금지하는 것은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현재 2천여명의 서명을 받았고 3천명까지 서명이 끝나면 이를 관계기관에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별 난방이 아닌 외부에서 난방을 끌어쓰는 지역난방 아파트의 경우 발코니 확장 시공도 만만치 않은데다 지역난방 업체와 계약문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난방 업체들은 거실과 침실 등 계약면적에서 제외된 발코니에 열을 공급하려면 계약면적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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