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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파묻힌 G20회의…금융안정 장기 대책은 논의 못할듯

[유로존 운명 다시 안갯속] 발칵 뒤집힌 유럽<br>獨·佛정상·IMF총재 등 "그리스 부채해결 방법 2차 구제금융안 유일"<br>그리스 총리 설득 나서


그리스의 국민투표 실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회원국은 물론 국제사회 곳곳에서 그리스의 이번 결정에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 위기로 몰아넣은 그리스발 돌발변수는 3일부터 이틀 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회의의 핵심 의제들도 집어삼킬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장기적 대책 등을 모색할 예정이었으나 발등의 불로 떨어진 그리스 문제에 밀려 다른 의제들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는 공동 성명을 통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2일 칸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외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는 현지시각으로 오후5시30분과 8시30분 두 차례 걸쳐 진행된다. 이들이 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예정에도 없던 회담을 갖기로 한 이유는 합의점을 찾아가던 그리스 문제가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전날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지난달 27일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한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리스의 갑작스러운 국민투표안으로 시장에서 다시금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자 독일과 프랑스는 서둘러 성명을 발표해 그리스가 EU의 구제안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고 그리스를 설득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회담을 주재하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방송 연설에 나서 "그리스의 국민투표는 전 유럽을 놀라게 했다"며 "2차 구제금융안은 그리스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그리스 국민 투표가 재정위기를 해결하려는 유럽에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G20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터져 나온 이번 그리스 변수는 G20 회의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당시만 해도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 재정문제는 유럽의 문제이지 G20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라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G20 정상들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정책 공조 방안 ▦기존 합의 사항들에 대한 이행 점검 ▦금융규제 강화를 위한 국제 기준 마련 ▦국제 통화 시스템 개혁 등 장기적으로 세계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안건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리스 문제가 또다시 시장을 뒤흔들며 세계 경제의 악재로 부각됨에 따라 이번 G20 정상회의는 사실상 그리스 문제에 뒤덮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이번 회의에는 G20 회원국이 아닌 그리스가 프랑스 정부의 요청으로 이번 회담에 특별 참석해 국민투표를 비롯한 그리스 재정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그리스 정부의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G20 정상회의도 방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장국인 프랑스가 올해 주요 의제로 제시했던 국제 통화 시스템 개혁과 국제 상품시장 개혁 등의 안건은 상징적인 성명 발표 이상의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특히 "미국은 지금까지 G20 회의를 중국의 통화정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왔지만 이번에는 그리스 문제 때문에 이 같은 논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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