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서 세운 한남대가 생명공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프로메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글로벌 생명공학기업인 미국 프로메가의 빌 린턴(68·사진) 회장은 2일 대전 한남대를 방문해 학생들의 바이오 교육 및 인턴십, 관련 연구를 위해 10만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린턴 회장의 한남대 방문에는 사촌 동생인 인요한(55·존 린턴)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이 동행했다. 린턴 회장과 인 소장은 한남대를 설립하고 초대 총장을 역임한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린턴(1891~1960·한국명 인돈)의 손자다.
린턴 회장은 이날 오후2시 한남대 56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남대-프로메가 BT교육연구원'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차 방한해 한남대에 대한 다양한 교육 지원 및 공동연구 추진계획을 밝혔다. 린턴 회장은 먼저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윌리엄 린턴 장학기금이나 연구기금을 만들어 매년 2만5,000달러씩 최소 5년 이상 지원한다. 이 기금을 바탕으로 한국 학생들이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프로메가에서 비영리교육기관 BTCI의 인턴십을 이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남대가 최근 설립한 신경정신의약전략연구소와 프로메가 USONA연구소가 신경과학 관련 연구와 의약 산업 개발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프로메가는 지난 2005년 한남대와 공동으로 '한남대-프로메가 BT교육연구원'을 설립해 지역 초중고생 및 대학생, 교사와 연구원을 대상으로 생명공학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년간 약 1만500여명이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지역 과학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 프로메가는 이를 위해 매년 13종의 시약 및 제품들을 무상 지원해왔다.
프로메가는 위스콘신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빌 린턴 회장이 1978년 창업한 회사로 생명과학의 기초연구 및 응용과학기술 분야에 사용되는 혁신적인 생물학적 시약과 장비 및 서비스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린턴 회장의 한남대 지원 발표를 계기로 또다시 120년간 이어지고 있는 린턴가(家)와 한국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빌 린튼 회장의 외증조부는 1895년 기독교 선교사로 한국에 와 광주 수피아여고 등을 설립한 유진 벨이다. 또한 한남대 설립위원장과 초대 총장을 역임한 윌리엄 린튼은 유진 벨의 사위이며 빌 린튼 회장의 할아버지다. 윌리엄 린튼은 1912년 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와 의료·교육 선교활동을 펼쳤고 일제강점기 신사 참배를 거부해 쫓겨났다가 광복 후 한국을 찾아 한남대의 전신인 대전대를 설립했다. 2010년 한국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로로 우리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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