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대회에 참가하는 목포 영산초등학교 5학년 유우선양과 정지우군은 매일 아침 등교 후 아침방송 시간을 가장 기다린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가 학교방송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두 학생은 지난 7월 열린 전남예선에 출전해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유 양은 “시 낭송을 통해 자연스럽게 풍부한 어휘력이 길러진 것 같다”고 말했고 정 군은 “말을 재미있고 조리 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는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인 이환채 영산초 교장의 숨은 공로가 덕분이다. 이 교장은 어렸을 때부터 시를 낭송하면 정서가 함양되고 나아가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특색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침 방송시간에는 이 달의 애송시를 낭송하며 작은 문화모임 시낭송 경연대회, 청소년 시낭송 경연대회, 시 낭송 콘서트 등 교내외에서 시낭송 경연대회를 개최해 전교생이 시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 토요일 방과후 프로그램에서는 시낭송과 더불어 동시 창작의 기회도 제공한다. 이 교장은 “시낭송은 시의 리듬감과 운율을 느낌으로써 정제된 언어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정서함양뿐만 아니라 논리적 사고를 기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시낭송 교육을 강조했다.
자매가 모두 시낭송 본선대회에 참가하는 이색기록을 가진 소유자도 있다. 중ㆍ고등부문에 참가하는 목포 항도여중 3학년 김지인양의 언니인 김지윤양은 작년 본선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해 뛰어난 시 낭송 실력을 뽐냈다. 두 자매는 동화구연과 웅변 애호가인 어머니 덕에 어린 시절부터 시 낭송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한편 전국 시낭송 경연대회의 역대 참가자는 총 1만5,000명에 달한다. 재능교육 관계자는 “감성이 메말라 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미래 주인공들의 가슴을 시 한편으로 따뜻하게 채워주고자 시작된 행사가 이제는 국내 최고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다”며 “이번 학생부 본선대회는 범국민적 문화행사로서의 취지를 살려 무료입장이며 참석할 경우 자원봉사증도 발급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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