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시간씩 한 작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대학에서도 흔치 않지요. 한 학기 동안 대학 수업을 받는 정도의 깊이 있는 강의가 될 것입니다. 초반에는 작가의 삶에 대해서, 후반에는 대표작을 하나하나씩 심도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강의에 참석하기 전에 작품을 읽어 오면 더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지난 20여 년간 영미문학을 연구하고 번역해 온 김욱동(65ㆍ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오는 19일부터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시작하는 고전인문학 강좌 ‘헤밍웨이가 말하는 인생의 의미(총 5강)’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2014년 2월까지 서울시 주요 시립도서관 21곳에서 19개의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한국 외국어대에서 후학을 양성해 온 그에게 시민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의 의미를 묻자 “일반 시민들이 세계화에 호흡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깊이있는 탐구를 하고 있어 과거와 달리 지적 수준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며 “인문학이 위기로 내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지식인들이 상아탑이라는 과거의 고고한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일반 대중들과 만나 인문학의 중요성을 전해야 한다”며 시민강좌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195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밍웨이는 미국 문학과 문화를 대변하는 작가로 이른바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모르고선 미국 대중음악을 이해할 수 없듯이 헤밍웨이의 작품을 모르고선 미국 문학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헤밍웨이는 특히 관념적으로 작품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써서 독자들은 등장인물을 통해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인들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고전이란 제목만 알고 미처 읽지 않은 책’이라고 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고전이라고 하는 작품 중에는 제목과 작가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러나 고전이란 세월의 풍화작용을 받지 않으면서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다. 고전 속에 바로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번 강의를 통해 많은 시민들께서 삶의 좌표를 찾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표 번역가로 꼽히는 김교수는 헤밍웨이의 주요 작품 외에도 윌리엄 포크너, 스콧 피츠제럴드, 제인 오스틴 등의 주요 작품들을 번역했다. 그는 번역 외에도 헤밍웨이의 삶을 밀도있게 소개한 ‘헤밍웨이를 위하여’번역의 12가지 이슈를 담은 ‘번역의 미로’, ‘부조리의 포도주와 무관심의 빵’, ‘5분 서양고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한국고전’ 등을 집필하면서 동서양의 문학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해 왔다.
헤밍웨이의 작품 세계와 그의 주요한 작품들(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을 총 5주간 잇달아 소개하는‘헤밍웨이가 말하는 인생의 의미’는 고덕평생학습관(11월19일~12월 17일), 영등포평생학습관(11월21일~12월 12일) 등에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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