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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타미플루 구입에 5억6000만파운드 '헛돈'

독립 과학자 그룹 조사 결과

신종플루 치료 효과 거의 없어

타미플루·리렌자 같은 독감치료제의 약효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된 가운데 영국 정부가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이들 치료제를 구입하느라 5억6,000만파운드(약 9,786억원)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지난 2009년 당시 타미플루와 리렌자 구입에 각각 4억2,400만파운드와 1억3,600만파운드를 지출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료제의 대량비축을 각국에 강력히 권고했으며 이들 치료제는 당시 한국에서도 많이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 영국의 독립 과학자 그룹인 코크레인 컬래보레이션은 2009년부터 4년 동안 타미플루·리렌자의 치료기록을 조사한 결과 약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독감 발병기간을 평균 7일에서 6.3일로 겨우 한나절 줄이는 데 그쳤다. 또 성인들에게만 약간의 효능이 있었을 뿐 아동들에게는 약효가 있는지조차 불분명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특히 천식을 앓는 아동들에게는 약효가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일부 환자들 중 이들 약품을 복용한 뒤 각종 부작용에 시달린 사례도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를 게재한 영국의학저널의 이오나 고들리 편집장은 "신종플루 유행시기에 타미플루·리렌자를 대량 비축하기로 한 결정은 정치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영국과 전세계에서 이 약들을 사는 데 엄청난 돈을 들인 것은 통렬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연구진은 WHO에 신종플루와 관련한 권고사항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하는 동시에 영국 정부에는 타미플루·리렌자 추가 구매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영국 보건부는 이를 일축했다. 타미플루 제작사인 로슈는 약효를 입증하는 다른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코크레인 측의 연구방법은 불확실하고 부적절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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