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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위축·엔저 여파에 제조 대기업 실직자 급증

상반기 구직급여 신청자, 제조업 9338명으로 최다

대기업 비중이 절반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조선·철강·석유화학 등의 업종 상황이 악화되면서 제조 부문 대기업 실직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경제 위축과 엔저 여파로 수출을 주도하는 300인 이상 제조업의 어려움이 컸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으로 호텔·병원 등도 타격을 입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52만8,6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1명(0.7%) 감소했다. 정부가 반기 기준으로 구직급여 신규 신청 현황을 발표한 것은 고용보험 도입 이후 처음이다.

산업별 신규 신청자 증가율은 숙박·음식업(12.0%), 제조업(10.7%), 보건업(7.7%) 순이었다. 메르스발 내수경기 침체로 호텔·음식점·병원 등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제조업이 9,338명으로 가장 많고 보건업(4,690명), 숙박·음식업(2,31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을 사업장 규모로 나눠보면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의 신청자가 45.8%나 급증했다. 신청자 수도 4,955명에 달해 제조업 전체 신규 신청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도 울산 지역의 신규 신청자가 1,146명 증가해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울산은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제조업 대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즉, 이를 종합하면 차이나 리스크에다 세계경제의 위축,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에 주력하는 제조업 대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으며 실직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 부문 대기업은 근속기간이 길고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질 좋은 일자리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반면 출판영상통신업(-7,540명), 교육서비스업(-4,988명), 건설업(-3,337명), 금융보험업(-3,083명) 등은 구직급여 신청자가 크게 줄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금융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급 기간별로 보면 180일 이상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이 6.2% 늘었으나 최소기간인 90일 동안 받는 사람은 7.2% 감소했다.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은 90·120·150·180·210·240일 등 6개 구간으로 나뉜다. 실직자가 직장을 다녔던 기간이 길고 나이가 많을수록 구직급여를 더 오래 받는다. 180일 이상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직장을 오래 다닌 장기 근속자의 실직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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