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는 요즘 국내시장에서 자사의 대표적 4인승 모델 파나메라를 부분변형시켜 9종이나 팔고 있다. 가솔린 모델부터 디젤, 하이브리드, 4륜구동, 고성능 버전 등 종류도 다양하다. 포르셰처럼 특정 모델을 부분변형해 새 모델이나 다름없는 차를 시장에 내놓는 것은 입맛이 까다로워진 자동차 소비자들의 욕망에 순응한 선택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모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5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133개 차종, 356개 모델로 2010년 5월(124개 차종, 252개 모델)에 비해 판매되는 모델 수가 40% 이상 늘어났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도 기존 차량에 튜닝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스페셜에디션 제품으로 소비자의 욕구변화에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튜익스, 기아차는 튜온이라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를 통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기존 차량에서 전후방 범퍼나 휠ㆍ타이어 등에 변화를 주거나 스포일러나 스커트 등을 장착해 차량에 멋을 낸다. 독특한 색상으로 도색하거나 데칼(자동차에 스티커를 이용한 장식)을 입힌 벨로스터ㆍ쏘울이 대표적이다.
한국GM이 내놓은 스파크의 '스트라이프 에디션'과 '타투 에디션'도 20~30대 젊은이들의 강한 개성을 반영했다. 르노삼성이 세계적 명품 오디오 보스의 시스템을 장착한 '보스 스페셜에디션'을 출시하고 차량에서 프리미엄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의 라인업 다양화는 소비자들의 욕구변화에 따른 것이다. 과거 자동차는 고가의 운송수단으로 남들에게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지만 이제 누구나 가질 만큼 흔해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도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진화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박해호 한국GM 차장은 "각 브랜드에서 강한 개성을 지닌 고객을 만족시키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스페셜에디션을 내놓고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추세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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