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대출 위주로 기금을 운용해온 주택기금은 올해 하우스푸어 지원을 위해 LH가 각각 1,500억원 규모로 설립한 1ㆍ2호 '희망리츠'에 1,000억원씩 출자하는 등 투자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리츠는 주택기금과 금융기관의 출자금으로 모두 1,000여채의 하우스푸어 주택을 매입한다. 기금이 출자하고 LH가 나중에 이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직접 매입하겠다고 확약하기 때문에 민간투자 유치가 수월하다.
문제는 주택기금이 출자할 수 있는 사업 범위에 있다. 마중물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LH와 민간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휘둘리지 않고 중산층과 서민이 조성한 주택기금의 부실화 예방이 가능하다. 사업범위는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봐야겠지만 당분간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ㆍ임대사업, 5년ㆍ10년 임대 후 분양하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처럼 공공성이 강하고 기금 부실화 우려가 적은 사업에 국한하는 게 바람직하다.
주택기금은 정부 예산과 청약저축 등 서민ㆍ중산층이 직간접적으로 낸 돈으로 조성된다. 수익성 없는 공약사업, 방만경영 때문에 악화한 LH의 미분양 주택용지 처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쌈짓돈이 돼선 안 될 일이다. 차제에 자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지 못하게 기금과 공기업의 사업별 구분회계를 도입하고 회계투명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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