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85ㆍ사진)가 고령에 따른 직무수행의 어려움을 이유로 자진 사임한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1일(현지시간) 지난 2005년 즉위한 베네딕토 16세가 오는 28일 사임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베네틱토 16세가 사임하면 가톨릭교에서는 약 600년 만에 처음으로 자진 사임하는 교황이 나온다.
교황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령으로 인해 나의 능력이 더 이상 교황의 직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오는 28일 오후 8시에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어 “교회를 이끌어가기 위한 마음과 정신의 힘이 지난 수 개월 동안 쇠퇴하여 내게 위임된 교황직을 수행할 능력이 없어졌음을 알게 됐다”며 “나의 자유 의사로 교황직을 포기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교황이 선종할 때까지 업무를 다하는 것이 오랜 전통으로 자리잡아 왔다. 마지막으로 자진 사임한 교황은 1415년 ‘교회 대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 교황직에서 물러난 그레고리 12세다.
AP통신은 선종에 따른 추도 기간이 생략되는 만큼 후임 교황 선출이 조속히 이뤄질 것이라며, 내달 중순께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의 선거회인 콘클라베가 열리고 내달 말까지는 신임 교황이 선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2005년 4월에 78세의 나이로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됐으며, 근래 들어 건강악화로 인한 사임설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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