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 디밸족(디지털단지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영화관이 없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10일 구로구는 밝혔다. 구로디지털단지는 국가산업단지로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영화관 등 지원시설 건립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구로디지털단지 총면적은 44만7,922㎡지만 그 중 지원시설 면적은 6만4,240㎡에 불과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스타디움 면적에 16만 직장인들의 생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설을 모두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구로구에 따르면 기존에 입점해 있는 이마트와 구로호텔 등 지원시설을 제외하면 남은 부지가 거의 없어 영화관이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의 1~3단지 중 영화관이 있는 곳은 2단지뿐으로 2·3단지는 금천구에 속해 있고 단지 간 거리가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일반 직장인들이 다른 단지 내 지원시설까지 가서 영화관을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지난 1964년 수출산업공업단지 개발조성법에 따라 조성된 구로공단은 벤처 붐이 한창이었던 2000년대 초반 고층의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가 들어서면서 첨단 정보기술(IT) 산업단지로 변모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13년 12월 말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기업 수는 총 1만1,911개, 근무자 수는 16만명을 넘는다. 근무 연령도 IT 업종이 대부분인 특성을 반영해 젊은 층이 많다. 하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복지와 문화생활을 누리는 데 있어서 만족도는 높지 않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직장인 권모(26)씨는 "바로 옆 동네 가산디지털단지와 비교해봐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며 "이제는 연봉만큼이나 복지를 따지는 시대인 만큼 직장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이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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