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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이란산 원유 禁輸에 서방국 재고 빠듯… 3차 오일쇼크 우려

[글로벌 석유 공급나 오나]<br>이란 수출량 7월엔 현재의 3분의1로 줄어<br>산유국 정정 불안… 사우디 증산도 역부족<br>향후 수개월간 국제 석유시장 요동 불보듯<br>오름세 지속땐 유럽 직격탄·세계경제 발목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가 본격화되고 서방국가들의 원유 재고가 빠듯해지면서 글로벌 석유 수급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세계 3위의 석유 수출국인 이란의 석유 생산량이 지난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전쟁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공비행 중인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향후 수개월간 석유시장이 평탄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정위기와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5만배럴 감소한 338만배럴로 2002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이란 핵개발에 대한 제재로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석유 수입을 금지한 데 대한 선제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IEA는 이미 상당수 유럽 국가들이 금수조치에 앞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이란은 유전이 노후화하고 있고 비축관리 기술 부족으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IEA는 금수조치가 본격화하는 7월부터는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하루 80만배럴 감소해 현재의 3분의1 수준인 100만배럴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이란은 생산설비 일부를 폐쇄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란 석유 생산량이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 전쟁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對)이란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2016년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300만배럴 밑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란산 석유 수출 감소에 따른 여파를 줄이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일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난달 여유 생산능력까지 대거 동원하면서 30년 만에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했다. 현재 OPEC의 여유 생산능력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배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KBC에너지이코노믹스의 사무엘 시수크 연구원은 "이란의 석유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이라크ㆍ리비아ㆍ나이지리아 등의 산유국들이 증산해야 하는데 이들의 정치상황은 극도로 불안정하다"면서 "이 때문에 국제유가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계속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 비회원국들의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IEA는 지난달 글로벌 석유 공급량이 총 20만배럴 감소했는데 이는 OPEC 비회원국들이 하루 50만배럴을 감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아ㆍ예멘 등지의 유혈사태와 북해의 기상악화, 남수단과 수단 간의 분쟁 등으로 예기치 못하게 생산이 줄었다는 것이다. IEA는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향후 OPEC 비회원국들의 석유 생산량 예상치를 기존 하루 90만배럴에서 73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서방 국가들의 원유 재고가 빠듯한 점도 수급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 국가들의 원유 재고는 지난 5년 평균치를 7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면서 "OPEC의 여유 생산능력이 낮아지고 OPEC 비회원국들의 공급이 차질을 빚는 것과 맞물리면서 향후 수개월간 국제 석유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124.22달러를 기록하며 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올 들어 18.4%나 상승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연초 이후 각각 17.6%, 6.4% 올랐다. 다만 14일 WTI 4월물과 브렌트유는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취약한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실업률 등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급격한 유가상승을 흡수할 만큼 강력하지 못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인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은 나머지 다른 국가들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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