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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12월 29일] 경인년을 기다리며…
입력2009-12-28 17:36:37
수정
2009.12.28 17:36:37
경인년(庚寅年)이자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10년이 열리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한 해의 시작은 적지 않은 설렘과 희망을 갖게 한다.
새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용맹스러우면서도 신성한 의미를 지닌 백호랑이 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또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올해 상당한 경제적 혼란과 고통에 시달렸기 때문에 더 간절한 듯하다.
새로운 시대인 2000년을 열던 1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의 후유증을 치유하느라 국민 모두의 몸과 마음이 어수선하던 것과 올해의 상황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5% 성장전망 속 위기탈출 기대
국민 상당수의 정신적 지주이던 김수환 추기경 선종에 따른 슬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이어진 충격과 안타까움, 맹위를 떨치던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의 공포는 2009년을 다소 힘겹게 기억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새해에는 무엇보다 경제성장률이 5% 안팎으로 전망되면서 경제위기의 완전한 탈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9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GNI)은 9,438달러에 그쳤으나 올해는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1만7,100달러에 이르고 내년에는 2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국제 원자재가 변동 등과 맞물린 물가 불안, 환율과 금리의 불안정성, 갈수록 더해가는 정치적 갈등과 같은 부정적 요소가 도사리기는 하지만 내년에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경기 회복세는 새해에 대한 밝은 희망을 기대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치지 못하는 아쉬움은 우리 생활의 만족도는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행복지수를 이용해 세계 주요 30개국의 행복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최하위 수준인 25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처분소득을 비롯한 경제 부문이나 기대수명 같은 사회구성원의 건강ㆍ환경 부문의 순위는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나 빈곤율 등의 사회 형평성, 자살률 같은 사회적 연대 부문과 생활만족도 부문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경제규모 측면에서는 우리가 세계적 수준이지만 개개인 삶의 질 측면은 무엇보다도 과도한 경쟁 지향적 사회 분위기에서 야기되는 엄청난 스트레스 등으로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물론 국가 경제든, 개인적 삶이든 성장과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긴장과 노력이 필수다. 하지만 그 강도가 너무 강해 우리가 평균적으로 느끼는 삶에 대한 불만과 고통을 적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정부가 복지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적절한 예산 확보는 물론 정책개발과 운용이 절실하다.
더불어 사회구성원 스스로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물질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넉넉함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이해와 배려정신에서 출발한다.
삶의 질 개선 방안 모색도 절실
성장과 발전만 추구하는 듯 치열하게 사는 대부분의 경제 주체들에게 당장 그 절박감에서 벗어나라고 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듯한 '수직적' 생활 행태로는 결코 행복지수를 높일 수 없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편견 등에서 벗어나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폭을 조금씩 넓혀간다면 물질적 여유에서 느끼는 것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까.
배려와 이해의 정신을 인(仁)으로 설파한 공자는 '내가 인을 하고자 하면 곧 인에 이를 것이다(我欲仁 斯仁至矣)'라고 했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10년은 이런 노력을 위해 우리 모두가 첫발을 내딛는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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