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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긴급조달 훈련 성공, 실전서도 통할까

해외부품 수급 애로 … 선 확보 노력 절실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진행된 긴급조달 훈련에서 방사청 등 군 관계자들이 갓 출고된 K-21 보병전투장갑차들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방위사업청

지난 20일 오전9시 홍천 소재 모 기계화보병사단. 대형 트레일러에 실린 K-21 보병전투장갑차 12대가 도착했다. 주요 부품의 비닐포장도 뜯지 않은 신품 K-21를 부대 관계자들이 꼼꼼히 살펴보고는 수령증을 써줬다. 긴급조달 훈련 완료.

긴급조달 훈련이란 유사시 긴박한 수요가 발생한 주요 장비를 구매하고 배치하는 훈련으로 신속함이 생명이다. 2014년 을지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훈련은 육군 모 부대가 적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아 K-200 장갑차 12대가 완파된 상황을 가정해 전개됐다. 해당 부대와 군단, 군사령부, 육군본부, 국방부(이상 소요 제기), 방위사업청(계약), 생산업체, 국방기술품질원(출고차량 점검)을 거쳐 실전에 투입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48시간. 훈련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홍천 소재 모 기계화부대는 긴급조달 훈련 형식을 통해 동부 전선에서는 처음으로 K-21 보병전투장갑차를 받았다.

긴급조달 훈련과 신형 장비 배치는 순탄하게 종료됐으나 과연 실제 상황에서도 이런 식의 조달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군사장비를 과자 찍어내듯 만들 수 없는 탓이다. K-21을 생산하는 두산DST의 최대 생산능력은 연 000대. 결코 적지 않은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문제는 부품이다. 국내외 납품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데 8~18개월이 걸린다. 물론 일정량의 스페어 부품을 확보하고 있으나 전시에 폭증할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태부족이다. 당연히 전시 긴급조달도 어렵다. 장갑차뿐 아니라 전차와 자주포 등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육상 기동무기는 나은 편이다. 부품의 국산화율이 높고 수급도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외국산 부품의 비중이 높은 유도무기와 함정·광학장비의 긴급조달은 더욱 어렵다. 긴급조달뿐 아니라 해외 업체에서 부품생산을 중단할 경우마저 예산부족으로 부품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대체품 개발에 나서지 못해 멀쩡한 장비를 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방사청은 이에 대해 "해외 업체의 부품 단종에 대비하는 전담조직뿐 아니라 유사시 해외 긴급조달이 가능하도록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밝혔으나 예산부족으로 실제 활동은 펼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사의 한 관계자는 "예산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비상시에 대비하려면 확정된 생산물량의 부품만큼은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장비의 연구개발·양산만큼 유지운용도 중시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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