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 지지층 가운데 절반 정도가 문 후보 쪽으로 돌아선 가운데 지지를 유보하는 부동층이 커지며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SBS와 여론조사기관인 TNS가 안 후보가 사퇴한 뒤 지난 24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 전화조사에서 박 후보의 지지도는 43.4%, 문 후보는 37.6%로 25일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허용오차범위가 95%, 신뢰수준 ±3.1%포인트로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5.8%포인트 앞선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응답자의 18.1%는 답변을 유보했다.
같은 날 MBC와 한국리서치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허용오차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박 후보 39.2%, 문 후보 41.2%로 문 후보가 2%포인트 앞섰다. "모른다"고 답하거나 응답하지 않은 비율은 19.6%였다. 박ㆍ문 두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에 앞서거나 뒤지는 대혼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안 전 후보 지지층에서는 절반 정도가 문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동층의 증가세도 커 결국 이들의 표심을 끌어들이는 것이 대선의 승기를 잡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BS-TNS 조사에서는 안 전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51.8%가 문 후보를 지지했고 24.2%는 박 후보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모른다"고 응답하거나 무응답한 부동층의 비율은 22.5%였다.
MBC-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안 전 후보 지지층 중 45.3%가 문 후보로 옮겨갔고 16.9%가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한 응답자는 31.5%,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 응답자는 5.7%였다.
한편 안 전 후보는 후보 사퇴 이후 이틀째 지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안아야 이번 대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안 후보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로선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선거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갖고 직접적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안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단일화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언급한 만큼 문 후보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캠프 내에서 직책을 맡는 형태는 아니더라도 정권교체를 강조했던 만큼 외부에서 어떤 형태로든 문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예상할 수 없다"며 "휴식이 끝나야 어떻게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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