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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해부터 3년간 약 240억원을 지원하고 있는 영어교육채널 EBS 잉글리시를 케이블TV에서 제대로 볼 수 없어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새로 들어설 정부가 영어 공교육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EBS 잉글리시의 운영 예산 증액 등 구체적인 추가 지원 방안이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케이블TV서 시청 어려워=10일 EBS에 따르면 전국 103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가운데 EBS 잉글리시가 방송되는 곳은 47개에 불과하다. 가구수로는 600만 가구에 불과해 1,470만 케이블TV 시청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부터 케이블TV에서도 방송되는 EBS 잉글리시는 케이블과 위성TV로만 방영되고 있어, 케이블TV에서 제대로 방송이 되지 않으면 대다수 시청자는 방송을 볼 수 없다. 서울은 더하다. 서울 지역 29개 SO가운데 EBS 잉글리시를 편성한 곳은 강서구의 티브로드 강서방송 등 6곳뿐이다. 25개 자치구 중 관악ㆍ구로ㆍ서초ㆍ강남구 등 18개 구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방송은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지난 달 30일 공청회를 통해 몇 가지 EBS 잉글리시 활용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채널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EBS를 활용해 영어교육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는 셈이다. 때문에 EBS 잉글리시를 공공채널로 지정하거나 공익채널 선정 시 영어교육을 따로 설정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공채널은 모든 SO가 해당 채널을 의무적으로 방송해야 하는 것으로 KTV, 국회방송, OUN이 지정돼 있다. KTV 등이 국가채널 통폐합 대상으로 올라와 있는 만큼 EBS 잉글리시를 공공채널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공익채널 분야에 영어공교육 보완 영역을 만드는 것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아리랑방송이 공익채널에서 제외되자 문화부가 방송위원회에 아리랑방송을 공공채널로 재지정해달라고 공문을 보낸 것처럼 교육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채널 경쟁력, 마케팅 강화해야=시청률 조사업체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EBS 잉글리시의 1월 위성TV 시청률은 0.008%로 바닥권이다. 위성방송의 유료 영어교육 채널인 키즈톡톡은 물론 아리랑방송, JEI English TV 등 영어관련 채널에도 한참 못 미친다. 영어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위성TV에서 먼저 출범, 약 1년 동안 전파를 탔지만 영어전문채널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다. 공공채널 지정이나, 공익채널 분야 재지정 전에 EBS 잉글리시의 채널 경쟁력과 마케팅 부분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시도 교육청과의 연계를 통한 EBS 잉글리시의 활용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EBS 잉글리시 활용 실태와 보급 현황은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어공교육 강화와, EBS 잉글리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관련 기관간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추가 예산 확보도 시급하다. 인수위의 EBS 활용방안과,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와 채널 홍보를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 EBS 관계자는 “현 예산으로는 인수위나 새로운 영어교육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며 “케이블TV 시청가구 수 확대와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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