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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오 모딜리아니는 이탈리아에서 그림 공부를 하던 초기 시절부터 조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체력적인 한계와 화상 폴 기욤의 설득으로 1915년 즈음 조각을 그만뒀지만 이런 그의 이력은 회화 속 주인공에 많은 영향이 미쳤다. '앉아 있는 젊은 여인의 초상'에서도 전체적인 얼굴선과 코·입술의 윤곽 등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특유의 타원형 얼굴에 약간 갸우뚱한 자세와 긴 목이 명확한 색 대비로 눈에 띈다. 모딜리아니 사망 후에 친구이자 후견인이었던 폴 알렉상드르 박사는 그를 화가보다는 조각가·소묘가라고 증언했을 정도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시인 베아트리스 헤이스팅스로 영국의 문학잡지 '뉴에이지'의 특파원이었다. 모딜리아니의 2번째 연인으로 알려진 그녀와의 연애는 술과 마약에 찌든 퇴폐적 사랑으로 2년 만에 끝났다. 당시 파리 예술가들에게 대마초 같은 마약은 흔했지만 몸이 약했던 모딜리아니에게는 죽음으로까지 이르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그녀는 모딜리아니 이후에도 파블로 피카소, 장 콕토, 레이몽 라디게 등 남성들과의 편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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