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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주택금융 부실화가 주는 시사점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업체의 신용등급을 대폭 낮췄다.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던 미국의 부실주택대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경고다. 미국에서는 신용도가 낮거나 금융거래 기록이 없는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서브 프라임 모기지 업체를 이용한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업체가 위험에 빠진 것이다. 지난 2005년 이후 17차례에 걸친 금리인상과 주택경기 둔화로 부실이 급증한 탓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주가는 급락하고 파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불똥은 이들 업체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에 튀고 있다.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금융불안이 점증하면서 소비위축 등 경기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리 사정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걱정이다. 부동산대출 부실과 함께 소비자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붐을 타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강화했던 상호저축은행들이 고전하고 있다. 수익률은 떨어지고 연체율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몇 년 새 저축은행들 사이에 불었던 PF 확대경쟁의 후유증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계빚으로 인한 금융불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과 가계신용 잔액은 582조원으로 1년 새 61조원이나 늘었다. 부채증가는 그만큼 자산도 늘어나기 때문에 상환능력만 있다면 크게 문제삼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문제다. 지난해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4%를 부동산 구입을 위한 주택 관련 대출이 차지했다. 그런데 최근 집값은 떨어지고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금융부실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실대출은 금융불안으로 이어지고 금융불안은 경제혼란으로 악화할 수 있다. 부동산 및 가계발 금융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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