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종문화회관과 SK그룹에 따르면 SK건설(옛 선경건설)은 서울시 민자사업에 참여해 지난 1992년 9월1일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 지하 2,800평 부지에 지하 6층 규모로 모두 1,353대를 수용할 수 있는 '세종로주차장'을 개장했다.
이후 SK건설은 지금까지 20년간 관객들로부터 꼬박꼬박 고액의 주차료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문화회관 자체 주차장 규모(140대)가 작은 탓에 관객들은 바로 옆 세종로주차장을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 이후 세종문화회관 자체 주차장마저 폐쇄된 뒤 관객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SK건설에 공연 및 전시 티켓 보유 관객의 경우 주차료로 '4시간 3,000원'을 요청했지만 SK건설은 공연 티켓 소유자는 7시간 5,000원, 전시 티켓 소유자는 4시간 4,000원을 받고 있다. 10분당 요금은 500원이다.
하지만 대형공연이라도 해도 2시간 정도면 끝나는 상황을 감안하면 SK건설의 '7시간 5,000원' 가격은 주차료를 더 받기 위한 조치라는 게 세종문화회관 측의 해석이다.
특히 세종문화회관은 주요 공연시간 전후로 주차안내요원 배치를 요청했지만 SK 측이 거부해 세종문화회관이 세종로주차장 안내요원을 세금으로 따로 운영하고 있다.
공연애호가들은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영화나 공연을 보러 갈 경우 무료로 주차하는 게 상식인데 적지 않은 주차료 부담에 너도 나도 입방아를 찧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을 자주 찾는다는 한 관객은 "그간 세종문화회관이 적자인 운영비를 보전하기 위해 주차비를 비싸게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SK그룹이 주차장 장사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다행히 세종로주차장은 오는 8월30일자로 SK건설의 20년 무상 사용 계약기간이 끝나 세종문화회관 혹은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 기부체납 형태로 돌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SK그룹이 지난 20년간 해왔던 주차장 장사는 생채기로 남을 것이라며 그 이전이라도 주차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게 어떠할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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