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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예고된 人災…CCTV도 없는 호랑이 우리

과천署 수사 착수…업무상 과실 혐의로 처벌 검토

서울시는 지난 24일 일어난 과천 서울대공원 호랑이 탈출 사고와 관련, 시설 보완과 직원 안전 교육 강화 등 대책을 마련에 착수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는 CCTV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원인 파악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뒷북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로스토프(3)가 사육사 심모(52)씨를 공격해 목을 문 여우 우리에는 CCTV도 없어 호랑이가 우리 밖으로 나온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랑이가 우리 밖으로 나왔더라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음에도 원인 파악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고 당일 사육사들이 2인 1조로 문제의 사고 우리에 들어갔으나 동반했던 사육사는 심씨를 전혀 보호하지 못한 채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매점 주인이 쓰러진 심씨와 호랑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서울대공원의 동물 우리에 CCTV를 설치하도록 규정됐는지와 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당시 목격자가 없고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 당장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경찰 조사에서 원인은 밝혀지겠지만, 일부 관리상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로스토프는 올 4월 암컷 한 마리와 함께 원래 있던 우리에서 사고가 일어난 여우 우리로 옮겨졌다.

여우 우리는 호랑이 우리의 절반 크기 정도인데다 안전시설도 호랑이 우리에 못 미친다.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은 사고가 일어난 여우사의 펜스 높이를 1.5m에서 5m로 높이고 CCTV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육사를 공격한 호랑이는 별도 격리 조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24일 로스토프가 사육사를 문 뒤 다시 우리로 들어가자 일반인에게 그대로 공개해 논란이 됐다.

서울대공원은 이에 대해 “현장을 취재하러 온 기자단과 호랑이가 직접 접근이 가능해, 언론 취재가 끝나는 시점인 오후 3시 20∼30분까지 전시했다가 취재가 끝나면서 내실로 이동했다”고 해명했다.

대공원측은 동물 탈출에 대비해 호신용 가스총 등 안전 장비를 추가로 확보하고 잠금장치를 열고 닫을 때 알람이 울리도록 하는 등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호랑이에 목 부위를 물려 신경이 크게 손상된 사육사 심씨는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하루가 지나도록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씨는 사고 발생 직후 서울대공원 부근 한림대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하고 당일 오후 7시10분께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경기 과천경찰서는 사고 경위, 사고 후 안전조치 등을 조사하고 방사장과 내실, 관리자 통로로 구성된 호랑이 우리의 구조상 문제, 당직근무체계, 사육사와 안전관리책임자 등의 임무와 권한 등을 조사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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