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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폭동' 퍼거슨시에 주 방위군 긴급 투입

일주일째 시민·경찰 충돌 이어져 부검의 "2발 머리 명중"… 시위 격화

"경찰 과잉행동 기준은 소득격차" 시사주간지 타임 원인으로 지적

미국 미주리주 정부가 흑인 10대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퍼거슨시에 주 방위군이 투입된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이날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퍼거슨시의 치안회복과 질서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 동원령을 내렸다"며 현지로 방위군이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퍼거슨시내에서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도 시위대와 진압경찰 간 과격한 충돌이 빚어지는 등 파장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시위 참가자들의 말을 인용해 경찰이 최루탄과 연막탄·고무총을 사용해 시위대의 진압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유족들의 의뢰로 독자적 부검을 실시했던 전직 뉴욕시 부검의 마이클 베이든이 뉴욕타임스(NYT)에 "브라운이 당시 적어도 6발의 총알을 맞았으며 그중 2발은 머리에 명중했다"고 밝힌 게 시위대에 전해지면서 더욱 격렬해졌다.

이런 가운데 NBA 유명 농구선수 출신인 카림 압둘자바는 17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퍼거슨시에서 벌어지는 충돌은 단순히 구조적 인종차별 차원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빈부격차가 본질"이라며 "이번 사건의 원인인 경찰의 과잉행동 기준은 인종이 아니라 저소득층 여부"라고 지적했다. 인종을 가리지 않고 가난해 보이면 경찰의 행동이 과격해진다는 것으로 대부분 저소득층인 흑인들이 이번 사건에 격렬히 반응했다는 주장이다. 미국 내 소득 불평등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지난 2012년 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밝힌 미국인은 전체의 50%로 1970년대에 비해 11%포인트 줄어들었으며 중산층 평균 소득도 2002년에 비해 5% 감소했다.

타임지는 2003~2009년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숨진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인종별 사망자 수는 차이가 없었다는 미 법무부의 자료를 인용하며 "인종적 측면에서만 이 사건을 바라볼 경우 이번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로만 호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중산층과 저소득층, 흑인과 백인 모두 연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브라운과 같은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빈부격차의 역사적 근원을 따지면 결국 흑백 인종차별이 문제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위대 대부분은 빈곤이 문제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 내 인종차별은 일자리·집·소득·권력 등 모든 분야에서 1세기 이상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미주리주 최대 도시 세인트루이스만 해도 백인이 주로 사는 남부 지역의 평균 임금은 5만달러로 흑인 거주 비율이 높은 북부의 평균 임금 1만8,000달러의 세 배에 육박한다.

한편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브라운의 사체에 대한 2차 부검을 지시했다. 퍼거슨시 경찰이 총상 부위 등 자체 실시한 1차 부검 결과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으면서 불신이 이어지자 연방기관 소속 의료진에 추가 부검을 명령한 것이다.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 들러 조 바이든 부통령, 보좌관들과 회의를 한 후 19일 휴가지로 돌아간다고 백악관 측이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11일 흑인 청년이 경찰관 2명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17일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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