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1%대 금리 시대마저 열리면서 새 아파트 전셋값이 급기야 분양가격까지 뛰어넘는 사례가 나왔다. 기존 주택의 경우 일부 지방 아파트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100%를 기록하고 있으나 새 아파트에서 전세가가 분양가를 웃돈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1%대 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임대차 시장 등 부동산 시장 전반에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이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사강변도시 공공분양 아파트 전세가격이 분양가보다 2,000만~5,000만원가량 더 높다.
미사강변도시는 10개 블록에서 1만581가구가 분양됐으며 지난해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집들이가 진행되는 새 아파트 단지다. 실수요자들에게서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 지난해 9월 분양한 8블록은 662가구 모집에 7,306명이 접수해 평균 11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인근 부동산 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28블록의 전세 매물은 3억4,000만원가량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오는 5월 입주하는 2블록은 최대 3억6,000만원의 전세 매물까지 있는 상황이다. 전용 84㎡의 일반 분양가격은 약 3억4,000만원으로 전세 시세가 더 높은 상황이다.
인근 M공인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1주일 만에 3억2,000만~3억3,000만원에서 3억 4,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면적에서도 전세가가 분양가를 역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용 59㎡는 이미 지난달에 분양가 2억4,000만원보다 5,000만원가량 더 높은 2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전용 74㎡도 2블록에서 3억3,000만원의 전세 계약이 체결돼 분양가 3억원을 넘어섰다. S공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용 84㎡의 전세를 2억 원 초반대 정도에서 구할 수 있었지만 저금리로 인해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전세가 더 귀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올해 하반기 전세보다 더 저렴한 공공주택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9~10월께 미사강변도시의 마지막 공공분양 단지인 20블록 1,498가구 중 600~700가구가량이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20블록의 분양가 역시 기존과 비슷한 3.3㎡당 930만~970만원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대 금리 시대를 맞아 전용 84㎡ 기준 전세가가 4억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분양 예정인 20블록의 일반분양에 대해 '로또 분양'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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