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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기업, 해외 M&A 시장서 두각

고성장·자금력 앞세워 태국 등 영향력 확대<br>글로벌 경험 부족 과제로


'제2의 삼성'을 꿈꾸는 동남아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탄탄한 수익을 토대로 전세계를 무대로 사냥감을 찾아 나선 동남아 기업들이 부상하면서 그동안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에서 중국ㆍ인도 등에 밀리던 서구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내수시장에 집중해온 동남아 기업들이 수년간의 고성장 덕에 쌓아 올린 현금을 앞세워 해외 M&A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서만도 지난 4월 싱가포르의 DBS그룹이 인도네시아 다나몬 은행을 73억달러에,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가 인도네시아 바타비아 항공을 공동 인수하기로 하는 등 동남아발(發) M&A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동남아 기업들이 발표한 역외 M&A는 사상최대 규모인 299억달러에 달했다. 한해 전(110억달러)과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태국 방콕 소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보라뽕 수타논트 파트너는 "동남아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삼성처럼 되기를 원한다"며 "우선은 역내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들의 5년 후 계획은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월 영국 코브에너지 인수전에서 태국의 국영 PTT사가 석유 메이저인 로열더치셸을 제치고 인수업체로 선정되는가 하면 최근 태국 최대 맥주업체인 타이베버리지가 하이네켄이 지분 참여한 싱가포르의 프레이저앤드니브(F&N) 지분인수에 나서면서 파장을 일으키는 등 동남아 기업들이 다국적 기업들의 입지를 흔드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경제조사 업체인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지브 비스와스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력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기업들에도 이런 현상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무체질을 개선하고 현금보유를 확대해온 동남아 기업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정체된 사이 M&A시장에서 인수자로서의 입지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동남아 기업들로서는 오는 2015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경제공동체 출범으로 한층 거세질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급작스러운 동남아 기업들의 덩치 키우기가 그만큼 효력을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다. 늘어난 몸집에 부합하는 경영관리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글로벌 경쟁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에다. 2009년 태국 PTT가 호주 에너지 업체를 인수하며 취득한 유정에서 대형 기름 유출사고를 일으켜 곤욕을 치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경제 리서치 전문가인 조 스터드웰은 "동남아 국가들이 좋은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기술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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