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경우 전용면적 85㎡ 기준으로 1년 새 분양가가 5,000만~6,000만원씩 오르거나 주변 시세보다 1억원 넘게 비싼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9만여원으로 전년보다 12% 올랐다. 지방도 사정은 비슷해 부산 등 대도시 재개발·재건축아파트 분양가가 줄줄이 오르는 추세다.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착한 분양가'가 대세를 이뤘던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모처럼 찾아온 주택시장 온기를 활용하려는 건설업체의 전략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비싸도 팔린다'는 현실에 취해 과도하게 분양가를 인상하면 집값을 자극하고 장기적으로 주택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7년을 전후한 고분양가 광풍과 이후 불어닥친 대량 미분양 사태가 좋은 예다.
당시 계속된 고분양가 우려에도 '당첨=로또'라는 묻지마식 투자가 이어졌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건설사는 물론 입주자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악몽은 아직 진행 중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주택시장이 겨우 활력을 찾았다고 해서 분양가를 가파르게 올리는 것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자산시장 활기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가 반짝 활기에 그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시장 분위기가 아무리 좋더라도 과도한 욕심은 반드시 후유증을 낳게 마련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건설사와 소비자 모두 명심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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