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지난해 10대 히트상품에는 강남스타일, 애니팡, 갤럭시 시리즈 등이 포함됐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중소기업이 주도해온 '차량용 블랙박스'가 다른 유명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며 4위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요즘 차량용 블랙박스처럼 특유의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중소기업제품들이 꽤 많아졌다. 눈여겨보면 시중의 고가브랜드 중에도 중소기업에서 생산해 주문자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제품들도 많다. 중소기업제품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가의 브랜드에 현혹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양질의 제품을 만들고도 정작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제품 인식개선사업(스마트 프로젝트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대표 스마트제품을 찾아 품질의 우수성과 실용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소비자에게는 착한 가격으로 제품을 소비할 기회를, 중소기업에는 판로를 넓혀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애로에 관한 설문조사를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로 판로 문제를 지적한다. 정부는 HIT500 플라자 등 중기제품 전용매장과 홈쇼핑 채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소기업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정부나 공공기관이 직접 중기제품을 판매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중소기업, 그리고 중기제품에 대한 소비자인식을 바꿔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 프로젝트 사업은 작은 시작일 것이며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제품 인식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도 소비자 기호를 파악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 중소기업정책 변화에 맞춰 이제 보다 시장친화적이며 소비자 친화적인 품질경영, 소비자경영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태리 중소기업에서 명품이 탄생한 배경에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공략해온 그들만의 끈질김과 세밀함이 있었다는 것을 깊이 되새긴다면 중소기업 명품이 탄생하는 그날이 멀지 않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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