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뮤지컬을 선택하는 기준이 음악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이지나 연출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했어요. 쇼걸이라는 역할이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만큼 벌써부터 흥분되네요.” 고전 뮤지컬의 대명사 ‘아가씨와 건달들(9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아들레이드 역을 맡은 배우 옥주현(31ㆍ사진)씨는 최근 서울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역할 변신에 대한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아들레이드는 도박에 빠진 연하남 네이슨(진구ㆍ이율 더블캐스팅)에게 푹 빠져 14년째 약혼 중인 카바레 ‘핫박스’의 쇼걸이다. 지난 1998년 핑클 1집 앨범으로 가요계 데뷔한 옥주현은 지난 2005년 ‘아이다’를 통해 아이돌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화려하게 변신하며 7년차 베테랑 배우로 성장했으며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아이다’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역을 도맡았다. 그 동안 여성적인 면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각된 역할을 해왔던 그에게 180도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하는 쇼걸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 물었다. 옥 씨는 “아들레이드는 단순히 쇼걸이기 보다는 14년 동안 한 남자를 바라보는, 가슴 속 깊이 순정을 간직한 진정한 여성”이라며 “이지나 연출에 의해 아들레이드는 기존의 화려하고 섹시한 쇼걸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리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이 든 연상녀로 변신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연출가 이지나는 작품을 함께 하는 배우들을 혹독하게 조련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아이다’에서 연출을 맡았던 박칼린과 이지나 연출의 공통점에 대해 옥 씨는 “두 분 모두 날카로울 정도로 냉정하게 역할을 분석하고 배우들을 캐릭터에 맞게 변신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이지나 연출과 처음으로 함께하는 작업인 만큼 숙련된 조련사의 힘을 빌어 배우로서 더욱 단련되고 다듬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 탈락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담담하게 소회를 풀어 놓았다.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간들을 잘 마친 것 같아요. 9주 정도 참여했는데, 가수로서 후회 없이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만약에 더 오래 했다면 이 무대(뮤지컬)에 서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웃음) 다행히 체력이 좋아 쓰러지지는 않았어요. 저에게 주신 이런 영광들이 많은 분들의 관심이 큰 힘이 됐습니다.” 옥주현은 ‘나가수’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르면 오는 9월께 싱글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솔로로 독립한 후 지금까지 세 차례 앨범을 냈는데 제 마음에 드는 작업을 하진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어느 정도 들면서 제 색깔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기획사와도 이번 앨범에 대해선 의견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로서 열심히 활동하는 한편 가수 옥주현으로서도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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