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시안완바오는 올해 국경절 연휴(1~7일)에 유커(遊客ㆍ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든 런던 쇼핑가가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고 보도했다. 런던으로 몰려간 유커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층으로 명품 핸드백, 구두, 시계, 주얼리 제품을 주로 구매하느라 1인당 평균 8,000파운드(약 7만8,354위안, 1,410만원)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시안완바오는 젊은 유커들의 이러한 씀씀이가 중동 부호들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페라리를 타고 시끄럽게 등장하는 중동 부자와 달리 중국 젊은층은 조용히 나타나 명품매장에만 집중한다"며 "현지 음식을 먹고 유명 관광지를 다니는 것보다 쇼핑 목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큰손으로 등극한 유커들을 맞아 런던 쇼핑가도 위안화 잡기에 적극 나섰다. 유명 백화점들이 중국 은행의 직불카드인 유니언페이 결제 시스템을 갖추는가 하면 해러드백화점의 경우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100명가량 채용하기도 했다. 호텔들도 중국식 조식 등 중국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편 국경절 연휴에 유커들이 해외에서 위안화를 뿌리는 동안 중국 내 고급 백화점과 식당의 소비는 얼어붙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국경절 연휴 전국 소매요식업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된 13.6%에 머물렀다. 그나마 매출증대를 이끈 것은 중저가 음식점으로 고급 음식점은 사실상 연휴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관료사회의 예산낭비성 접대(3공소비) 축소 등의 분위기로 국내의 사치성 소비가 줄어드는 반면 오히려 눈치보지 않는 해외 소비는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