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50만유로에 세인트아테나시오스섬의 주인이 되십시오. 아테네에서 가깝고 선착장 시설도 완비돼 있습니다. 크고 넓은 백사장, 깨끗한 물과 풍부한 어족을 보유한 섬은 여러분에게 큰 만족을 드릴 것입니다."
전세계 섬 거래중개 사이트인 '프라이비트아일랜드온라인(privateislandsonline.com)'에 올라온 매매 광고문구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는 11일(현지시간) 재정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그리스 섬 주인들이 은행 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자산가치 급락으로 관리조차 어려워지지 잇따라 섬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부동산거래 전문가인 니콜라스 마그니는 "현재 150만유로 정도에서 20여개의 섬들이 매물로 나온 상황"이라며 "재정위기 이전에는 6~10개에 불과했던 것이 2~3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위기 전 그리스 섬들은 최저 200만유로부터 매매가가 형성됐지만 이미 이 가격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땅 주인들이 결국 더 낮은 가격에 섬 전체를 내놓거나 이것도 안 팔리면 섬 일부 또는 섬 안의 고급 빌라 등 건물까지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매매 사이트에는 에게해에 위치한 300에이커 규모의 세인트토마스섬을 1,200만유로에, 280에이커 규모의 카르디오티사섬을 650만유로에 '염가 세일 중'이다. 두 섬의 면적은 세인트아테나시오스 섬의 10배가 넘는다.
신문은 그리스 토지 소유자들이 헐값에 토지매각에 나서는 이유를 새로 부과하고 있는 부동산세와 은행의 채무상황 독촉으로 꼽았다.
마그니는 "그리스 정부가 긴축재정에 나서면서 새로운 부동산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채택했다"며 "토지소유 규모에 따라 부과되는 세율은 다르지만 땅 주인들은 자산가치가 급락한 상황에서 무거운 세금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게해부동산의 스타브로스 스텔라스 대표는 "많은 땅 주인들이 은행 빚에 눌려 이자도 못 낼 형편이 되자 땅을 싸게 내놓고 있다"며 "은행 빚 독촉에 시달리던 한 토지 소유주는 지난해 1만7,000㎡의 토지를 170만유로에 내놓았지만 이마저 팔리지 않자 최근 100만유로로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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