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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계판도까지 좌우하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

한국 산업계와 기업들이 중국발 쇼크로 요동을 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력이나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나아가 중국 정부의 산업고도화·내수진흥 정책에 적절하게 대응하느냐 여부에 따라 기업 실적은 물론 국내 재계 판도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에 빠진 것도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약진 때문이다. 중국 백화점·대형마트 시장에 진출했다가 중국과 글로벌 유통기업의 공세에 밀려 관련 사업을 축소한 롯데쇼핑·신세계 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맹추격과 세계 경기 부진으로 공급과잉에 직면한 조선·유화업종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2년 연속 선박 수주량·건조량·수주잔량 등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미 밀려났거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갖춘 미국·독일·일본 기업의 인수합병에 매우 적극적이다. 자동차 도어록, 콘크리트 펌프 등의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달리지만 가업 승계에 실패한 독일의 중견기업들을 인수한 것도 이들이다. 이런 집념과 중국 정부의 핵심산업 육성정책이 먹혀들면서 수입에 의존했던 석유화학·일반기계·디스플레이·가전 등의 자급률도 크게 높아지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격차 축소 위협 속에서도 가공무역 위주의 대중 수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중 수출이 최근 들어 내리막을 걷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아직까지 중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고급화·현지화 마케팅에 성공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이랜드 등이 그 예다.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국내 재계 판도까지 바꿀 정도다. 제조업이든, 유통업이든 한중 비즈니스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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